이유 있는 까칠함

<내 마음 아는 사람만 두로와>

by 땅꼼땅꼼



"엄마, 갑자기 귀에서 매미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엄마, 길을 걷는데 어지러워, "

"엄마, 다리 좀 주물러줘. 발목이 너무 아파."

"너무 피곤해서 짜증 부렸어요. 미안해요, 엄마."


사춘기에 접어든 것인지 작은 애의 짜증이 하루하루 최고치를 찍는다. 몇 번을 참다가 나 역시 피곤한 때면 여지없이 스파크가 일며 작은 애와 크게 한바탕 하고 만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이명과 어지럼증을 호소해서 집 앞 병원에서 피검사를 받았다. 게으른 나는 한참이 지나서야 결과를 들으러 전화를 했다.


B형 간염 항체 없음 - 추가 접종 필요
(3번의 예방접종은 모두 했으나)

ALP(Alkaline Phosphatase, 알칼리성 포스파타제)
수치 높으나, 성장기 아이에게는 흔한 현상

비타민D 수치가 24로 낮음(정상수치 30 이상)
주사나 약 복용 필요

적혈구 찌그러진 모양
단백질, 아미노산 등 잘 섭취하고 잘 쉬는 것이 중요


뭔가 대체적으로... 피곤하고, 쉽게 지치고 살도 안찌고...로

귀결되는 결과다.


그렇게 짜증 냈던 것을 그저 사춘기로 치부했는데, 작은 애 스스로도 조절이 잘 안 되는 몸상태 때문이었나 보다.

걱정했던 빈혈은 정상수치라고 하니 다행, 체력이 달리는 모양이니 잘 먹이자. 무엇보다 작은 애의 짜증을 조금 더 이해하기.


그동안 화낸 거 또 반성

sticker sticker





글을 쓰는 내내 맞은편에 앉았던 큰 애.

나와 작은 애가 말다툼을 할 때면 그저 조용히 지켜보곤 했다.

그런 큰 애가 이 글을 읽더니 낸 결론.


"사춘기와 갱년기가 싸우는 게 아니었어.

사춘기가 건강하고 싸우다 스파크가 튀어서 갱년기와 싸우는 거였어."


넘 명료하고 정확하고 깜놀했다!!!



#사춘기 #피검사 #빈혈 #갱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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