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 아는 사람만 두로와>
"엄마, 어제 문자 드린 것처럼 9월 중순에 건강검진하러 오셔야 해요."
통화 초반은 나름 친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20일쯤 아니고 말일이면 좋았을 텐데."
엄마의 이 한 마디에 나는 성질을 버럭! 내고 말았다.
회사 건강검진 예약시스템이 열렸을 때부터 엄마와 통화하며 맞춘 일정이었다.
작년 폐암 완치 판정을 받은 건 좋았다.
그러나 앞으로 전이 여부를 체크해야 하는 것은 수술했던 병원이 아닌, 집 근처 병원에서 알아보고 하라고 안내받았다
시골에서 검사할 만한 시설 달린 병원에 가려면 고속버스나 기차를 타고 도시로 나가야 한다.
그러던 중 마침 올해부턴 부모님의 건강검진이 격년으로 가능한 것으로 바뀌었다. 고민이었던 엄마의 폐 관련 검사를 신청한 참이다.
여러 번 확인해서 잡은 일정인데 엄마는 마치 내 맘대로 잡은 것처럼 (내가 듣기에) 원망스러운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한번 참으면 될걸.
그 말 끝에 곧바로 날 선 말로 열폭하고 말았다.
생각해 보면, 일정을 정하도고 약속을 하고도
얼마든지 사정은 바뀔 수도 있는데...
급한 일이 생겼나를 먼저 물어볼 순 없는가.
또 잘 시작해 놓고, 마무리는 후회다.
건강검진을 위한 사전 통화 때문에 알아본 엄마의 복용약 목록. 저거 말고도 봉지를 찾지 못하는 약들도 있다는데... 엄마 여기저기 너무 아프시구나.

#엄마 #건강검진 #버럭 #아프지마세요
https://brunch.co.kr/@jinmeirong/49
https://brunch.co.kr/@jinmeirong/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