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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민 Mar 29. 2022

세 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아이라는 숲>

예쁩니다. 으허허허.

부제는 '숲을 곁에 두고 나무만 보는 부모들을 위한 12가지 철학 수업'입니다. 원래는 넓게 어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라서 '부모들을 위한'이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이었는데, 마케팅 팀에서 대상 독자를 조금 더 뾰족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부모'로 바꿔줄 것을 청하셔서 그렇게 바꿨습니다.



부탁도 안 했는데 추천사를 들고 뛰어온 저의 전속 추천사 요정, 정치철학자이자 작가인 김만권 씨의 추천사를 소개합니다. 책에는 지면 부족으로 짧게 줄인 추천사가 들어갔는데, 허락을 받아 여기에 원본을 올려봅니다. 이런 추천사를 받다니 진심으로 행복하고 부끄럽네요.

생각해보니 이진민 작가와 나는 공통점이 많다. 대학원에서 같이 정치철학을 공부했고, 비슷한 시기에 유학을 떠났고, 비슷한 시기에 학위를 받았고, 비슷한 시기에 진민 작가는 두 아이의 엄마가, 나는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진민 작가는 독일에서 나는 서울에서 서로 닮은 고민을 한다.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하나?’ 내가 어쩔 줄 모르고 있을 때 진민 작가는 《나는 철학하는 엄마입니다》를 썼다. ‘지음이’와 ‘이음이’가 세상의 소리를 듣고 그 소리를 잇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유하는 엄마가 거기에 있었다. 그제야 사유하는 일이 직업인 아빠가 할 일이 보였다.


그런 진민 작가가 또 《아이라는 숲》을 내놓았다. 이 글의 목차를 펼치는 순간 나는 둥그런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학창 시절에도 그랬지만 진민 작가는 숲을 그리면서도 나무 한 그루를 세세히 그려 넣고, 그 나무 옆에 서 있는 다른 나무를 또 다르게 그려 넣으면서도 서로 어울리는 숲이 되게 만드는 마음과 지혜를 가진 사람이다. 그 마음과 지혜로 엄마와 아이에게 묻는다. 상처를 대하는 자세부터 어떻게 내가 우리의 한 사람이 되는지까지. 또 진민 작가에게 배운다. 생각하는 일이 직업인 아빠는 또 한 걸음 늦다. 그래도 기쁘다. 우리 ‘율’ 이도 싱그러운 숲으로 울창해질 자양분이 될 마음과 지혜를 얻었기 때문이다.


‘함께 잘 먹고, 잘 웃고, 우리가 나눈 사랑을 기억하는 아이.’ 아이가 그렇게 커 준다면 뭘 더 바랄까? 그렇게 싱그러운 숲이 될 아이를 만나러, 가자, 『아이라는 숲』으로!

- 김만권 (정치철학자, 《새로운 가난이 온다》저자)



김누리 교수님의 추천사입니다. 추천사 써주신다는 소식을 듣고 세미 성덕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특히 제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썼던 놀이 챕터를 언급해주셔서 안도감과 기쁨을 함께 느꼈어요.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사실 내가 뭐라고 세상에 자꾸 글을 얹고 있는 걸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교수님께서 메일로 전해주신 말씀 때문에라도 앞으로 더 열심히 생각하고 더 즐겁게 써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이라는 숲》은 두 가지 면에서 매우 독특한 책이다. 교육적 상상력이 풍부하고, 철학적 깊이가 심원하다. 저자는 한국과 미국, 독일에서 그곳의 교육을 몸소 체험하고 관찰한 경험을 바탕으로 매우 풍성하고 다양한 교육의 가능성을 펼쳐 보이면서, 철학도로서 교육 현상의 이면에 도사린 철학적 심연을 짚어간다. 거기서 아주 독특한 오라(aura)의 철학적 교육 에세이가 탄생한다. 이 책의 백미는 단연 ‘놀이’에 대한 성찰이다. 교육에 있어 놀이의 중요성을 이렇게 너른 안목에서 열정적으로 주장한 책이 있었던가. “애고 어른이고 놀아야 잘 큰다”는 저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평생 놀아라’가 저주가 아니라 축복 같은 말”이 되는 세상을 향해 함께 걸어갈 동지를 만나, 오랜만에 기쁘다.

- 김누리 (중앙대 교수, 독문학)



마지막으로 목차와 여는 글을 덧붙입니다.


여는 글: 아이라는 숲이 싱그럽게 울창해지기를


직접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 여는 글을 읽어드리는 영상(일까요 만행일까요)을 만들었습니다. 목이 약한 편이라 뒤로 갈수록 목소리가 갈라지고 (술 마신 거 아닙니다) 버벅대기도 하지만 그래도 인자한 마음으로 들어주세요.



(참고로 자기가 써놓고 나중에 교정 보면서 몹시 괴로워했다는 후문.)



책을 내놓는 마음은 늘 비슷하네요.

내가 뭐라고, 이런 걸 자꾸 내놔도 되는 걸까.

그래도 사랑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나가다 만나면 반가워해주세요 :)

이제 제 손을 떠났으니 기쁘고 담담한 마음으로 제 책이 가는 길들을 살피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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