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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민 Jun 24. 2019

[놀이] 아이스크림 뽑기

저희 아이들이 그림만 봐도 좋아하는 것 두 가지, 바로 아이스크림과 컵케익입니다.

이 장난감은 같이 만들면서 일단 신나고, 놀면서 또 한 번 신나는 일석이조(저렴하게 표현하면 일타쌍피...)의 미덕을 지녔습니다.


우선 막대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막대기를 버리지 말고 모아서 잘 씻어 말려두세요.
이런 막대기를 모아두면 의외로 요긴하게 쓰입니다.

여러 가지 장난감 만들 때도 쓰임새가 많고 (집도 짓고, 울타리도 만들고, 크리스마스 때는 산타 썰매도 만들고)

화분에 심은 식물 이름을 표시할 때도 좋고 (이름 써서 화분에 쓱 꽂아두면 됩니다)
홈 파티나 potluck party 때 가 뭘 만들어 온 건지 알려줄 때도 좋습니다.

(음식에 꽂을 거면 잘 씻어서 식초를 푼 물에 한 번 넣었다가 말리면 됩니다.)

예를 들자면 이렇게 채소를 찍어먹는 딥이 두 종류 이상일 때 표시해 주면 좀 좋음. ⓒ a little teapot

인내심을 갖고 막대기를 모았다면 빳빳한 색지, 색종이 및 자투리 포장지, 풀, 가위를 준비해 주세요.

나는 인내심 따위 없다 하시면 막대기를 사셔도 됩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 가능한 것을 방금 확인했습니다.) 미국에서도 wooden treat sticks라고 해서 베이킹용으로도 만들기용으로도 많이 팔아요.  

이웃분께서 한국에 다녀오시면서 한쪽에 과일이 그려진 예쁜 양면 색종이를 주셔서 옳다구나 이용했습니다. 아기자기하게 예쁜 문구류는 역시 국산이 최고. ⓒ a little teapot

그다음, 아이들과 함께 자유롭게 이런 애들을 만드시면 됩니다. 먹고 싶은 맛으로다가.

오리고 붙이는 게 귀찮다면 그림을 그리거나 색칠을 해도 좋겠습니다. (저는 색칠이 오십칠배쯤 더 귀찮은 것 같습니다. 허허허.)

I scream, ice cream!이라는 고전적 말장난이 떠오릅니다만 사실 얘네들은 popsicle이죠  ⓒ a little teapot

주의할 점을 말씀드리자면,

1) 배경이 되는 색은 될 수 있으면 똑같은 색으로 해 주시거나 비슷한 색으로 반 반 사용해 주세요(뒤집었을 때 색상이 같아야 놀이가 더 잘 됩니다). 크기도 대체로 같아야 합니다.

2) 그리고 앞면에는 똑같은 모양을 두 개씩 만드셔야 합니다.


저희는 이렇게 일곱 쌍을 만들었습니다. 몇 주 놀고 지나서 찍은 거라 그간 애들이 좀 낡았습니다.

사과맛, 수박맛, 포도맛, 파인맛, 삼색바, 아이스바, 초코 스프링클 ⓒ a little teapot

저희 아이들은 옆에서 맛을 주문하고, 풀칠을 하고, 스프링클을 그리고, 막대 붙이는 것을 도왔습니다. 좀 더 큰 아이들은 직접 예쁘게 꾸며도 아마 좋아할 거예요.

둘째는 자기가 '스노우!'라고 부르는 이 아이스크림을 가장 좋아합니다. 앙 물어서 난 저 이빨 자국.

기뻐하며 입에 넣고 말았습니다 ⓒ a little teapot

놀이 방법은 간단합니다.

통에 뒷면이 보이도록 담고, 돌아가면서 두 개씩 막대기를 뽑아봅니다.

다른 모양이 나오면 꽝. 다시 통에 담습니다. 

같은 모양이 나오면 당첨. 뽑은 사람이 그 쌍을 획득. 가장 많은 아이스크림을 획득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첫째는 자꾸 뒤져보고 같은 걸 뽑으려고 하고, 둘째는 자기가 좋아하는 스노우부터 뽑으려고 하는 부작용이 조금 있지만("스노우 어디써어어어어어어어!!!!!"), 둘 다 정말 좋아합니다.  

재료 ★ ★ ☆☆☆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지만 드래곤볼 모으듯 인내심이 필요하므로 별 두 개)

아이들의 호응도 ★ ★ ★ ★ ★
(그냥 만드는 것 자체도 몹시 신납니다)

내구성 ★ ★ ★ ☆☆
(빳빳한 색지를 사용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놀이 방법 자체가 얌전해서 금방 망가질 염려는 딱히 없지만, 아무래도 닳겠지요. 오래 사용하고 싶다면 두꺼운 테이프를 코팅하듯 붙여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능 연령대: 두 살 반에서 세 살 정도면 놀이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아이스크림 놀이가 무척 마음에 들었던 첫째.

장 보러 갈 때도 품에 안고 소중하게 가져갔는데 "아이스크림이에요."라고 하면서 계산대 위에 올려놓아 저희들과 직원을 당황시키고 말았습니다. 아래는 사건 직후의 모습. 

안녕하세요. 지음이입니다. ⓒ a little teapot


그럼 귀여운 아이스크림들과 꼬맹이들과 함께 재미있고 시원한 여름을 맞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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