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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Motion Mar 13. 2019

헬스클럽 운동 문화에 대한 생각

왜 트레이너들이 운동에 대해서 모르는 걸까


일반적인 커머셜 헬스클럽에 가면 가지각색의 운동을 보게 된다. 남들이 무슨 운동을 하든 그건 본인들의 자유이고, 내가 알 바가 아니지만, 헬스클럽의 트레이너들이 회원들을 가르치거나 본인들이 운동할 때의 모습을 보면 경악스러울 때가 많다. 예를 들면 회원이 프레스를 하는데 팔과 몸의 각도가 90도인 상태에서 한다던가, (이러면 어깨 나간다. 나도 옛날에 같은 방식으로 배워서 오랫동안 이렇게 했다가 결국 어깨 통증이 왔는데 회복하는데 1년 걸린 기억이 있다.) 회원이 천장을 보며 25도 정도 무릎 구부리며 하는 스쿼트를 가만히 보고만 있다던가, 아무렇게나 덤벨 컬을 하는 회원을 보기만 하면서 숫자만 세고 있다. 심지어는 자신들이 운동할 때에도 이렇게 한다.


나는 미국에 있으면서 이사를 굉장히 많이 해서 여러 커머셜 헬스클럽에 다녀봤는데, 트레이너들이 회원들에게 벤치프레스, 프레스, 스쿼트, 데드리프트 같은 중요한 운동을 가르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보통 트레이너들은 회원을 다른 방으로 데리고 가서 Burpee 같은 운동을 시킨다던지, 그저 여러 기구 옮겨 다니면서 숫자를 세주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케이블이나 머신에서 엉성하게 이것저것 하고 있고, 클럽 구석에 있는 스쿼트 랙을 보면 정말 제대로 훈련을 하는 사람은 1,2명 있는 정도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나 나 나름대로 조사해보고 생각해봤다. 나는 피트니스 전문가도 아니고 취미로 하는 운동에 그렇게 크게 신경 쓰는 편도 아니라 잘 모른다. 단지 나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일 뿐이다.




프레스, 스쿼트, 데드리프트와 같은 바벨 훈련은 배우기 어렵고, 사람들은 어려운 것을 싫어한다


가장 효과적인 전신 운동인 프레스, 스쿼트, 데드리프트, 친업, 파워클린 등은 어렵고, 기술 연마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이를 잘 가르치는 코치들은 커머셜 클럽에서 굉장히 보기 힘들다. 그런 분들은 보통 그런 곳에서 일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어려운 것을 싫어한다. 쉬운 게 돈이 더 잘 벌린다. 헬스클럽 입장에서는 유능한 코치를 섭외해서 열심히 회원들에게 바벨 훈련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여러 머신들을 설치해서 특별한 교육 없이도 사람들이 두려움 없이 쉽게 클럽을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더 장사가 잘 될 것이다. 그리고 머신이나 핑크 덤벨 운동 등은 딱히 가르치는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지식이 없는 저렴한 트레이너들을 고용해서 적당히 그런 것들을 가르치게 하는 것이 클럽 입장에서는 더욱 이득일 것이다.




보디빌딩 문화의 유행


보디빌딩이 이 땅에 생기면서 사람들이 운동을 몸 부위 별로 나누면서 하기 시작했다. 보디빌딩은 퍼포먼스 부분이 중요하지 않고 육체미만으로 승부를 보는 대회이기 때문에, 힘이 약해도 상관없고, 운동을 못해도 상관없고, 어떤 방식을 통해 근육을 얻든 상관이 없다. 그래서 바벨로 전신 운동을 하는 대신, 머신을 사용한 고립은 운동이 유행하게 된 것 같다. 나는 보디빌딩 팬이고 여전히 좋아하긴 하지만 종종 보디빌더나 피지크 선수들이 회원을 가르치거나 자신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는데 안전하지 못한 방법으로 해서 놀랄 때도 있다. 또한 보디빌딩, 피트니스 잡지는 매달 새로운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정말 신박하고 창의적인 운동법을 많이 만들어낸다. 재미 삼아서 이런저런 운동 방법과 프로그램을 시도해보는 것은 좋지만, 사실 제일 좋은 방법은 검증된 몇 가지 운동과 프로그램을 따라서 훈련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예전에 스트렝스 트레이닝을 배우러 갔는데, 코치님이 나에게 물었다.

"예전에 훈련을 해본 적 있어요?"


나는 답했다.

"네, 예전에 보디빌딩 스타일 훈련을 꽤 오랫동안 배웠었어요."


그러자 코치님이 답했다.

"하하하... 보디빌딩이면... 그럼 아직 운동을 배운 적이 없네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죠."


코치님이 왜 그랬나 싶었는데 막상 배우고 나니 맞았다. 나는 바벨들 때 숨쉬는 법도 모르고 있었다. 나는 운동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었다.




신박한 인스타그램 운동들


인터넷의 발달로 정말 많은 트레이너들의 인생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 정말 창의적인 운동법들을 보곤 한다. 예를 들면 스미스 머신에서 다리 운동을 하는데 누워서 한다던지, 머신으로 다리 운동을 하는데 얼굴을 패드 쪽에 대고 엉덩이를 반대 방향으로 내미고 한다던지, 고무밴드를 두 다리에 걸치고 뛰어다닌다던지, 정말 가지각색이다. 인류의 창의성에 다시 한번 감탄한다. 그런데 또 이런 창의적인 사람들이 기본적인 바벨 운동은 위험한 자세로 하는 경우도 많다. 창의적인 것도 좋지만 일단 다치지 않게 기본에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인터넷에서 돈 벌기 위해 만든 유행성 운동들이 사람들을 기초 없이 새로운 것만 쫓게 만들지 않나 싶다.


잘 생각해보면 보기 좋은 몸을 갖는 것은 간단하다. 너무 창의적일 필요가 없다.


1. 좋은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다. -이걸 이길 수 있는 건 없다. 그냥 타고나면 아무 운동이나 해도 몸이 이쁘고 좋아 보인다.

2. 몸에 임플란트를 삽입한다거나, 약물을 몸에 꽂는다. -피트니스계에서 이미 많이 파헤쳐진 부분이고, 몸이 재산인 사람들은 생존이 걸린 문제인데 안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딱히 믿지도 않고 신경 쓰지도 않는다.

3. 근육을 키운다. -예를 들면, 여성들은 힙업을 하고 싶으면 그냥 스쿼트를 하면 된다. 내 생각엔 인스타그램 비밀의 특별 운동 같은 건 없다. 그냥 근육을 크게 키우면 된다. 창의적인 뭔가를 찾을 필요가 없다.

4. 굶는다. -건강에 좋은 음식 먹고, 소비하는 칼로리보다 낮게 먹으면 된다. 굶으면 살은 그냥 빠진다. 복잡하지 않다.




그래도 어쨌든 운동은 누군가에게 배워야 한다


기타를 배우려면 보통 기타 학원에 가는 것처럼, 내 생각엔 운동도 반드시 배워야 한다. 몸 천재가 아닌 이상, 유튜브만 보고, 책만 보고 정확한 운동 기술과 프로그램을 배울 수 없다.


문제는 제대로 가르치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 잘 모르겠다, 적어도 내가 지금 지내고 있는 미국은 그런 분위기이다. 내 경험상 커머셜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배운다는 것은 90% 확률로 돈 낭비이다. 트레이너들도 잘 모른다. 몸이 좋다고 운동을 잘 가르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 몸이 좋으신 분은 근육은 좋은데 어설픈 운동방법으로 관절이 엉망일 수도 있다.


근처에서 접하기 힘들더라도 파워리프팅, 역도, 스트렝스 트레이닝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에서 배우는 것이 아마도 가장 제대로 배울 확률이 높을 것이다. 이런 곳은 몸이 예쁜 것을 신경 쓰는 게 아니라, 퍼포먼스를 위해 기술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운동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이라 할 수 있다. 몸만 예쁜 것에 관심이 있어도 일단 이런 데서 제대로 된 바벨 훈련을 배우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기초가 되어있으면 보통 헬스클럽에서 하는 나머지는 쉽게 배울 수 있고,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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