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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먹물 리소토

시커머스 악마의 녹진한 맛!




안녕하세요.

무주에 서식하는 한풍루입니다.


며칠 동안 날씨가 상당히 추웠지요.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요즘 감기가 그리 독하다고 하니
두 겹, 세 겹 껴입고

따뜻한 물과 생강이나 쌍화차를 마시면서
몸을 따뜻하게 하며 지내요.


할무이 같다구옇??

푸잇, 할무이 안 되는 사람이 어딨시유







오늘은 시꺼머스 먹물 밥을 해 보았어요.

'리소토'라는 이탈리아 밥 요리인데요.


이탈리아에서 15세기부터 쌀농사를 지었다고 하고
유럽에서 쌀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라고도 합니다.


리소토(risotto)

팬에 버터를 넣고 
쌀을 볶다가

화이트 와인과 육수를 붓고 
저으면서 졸여내는 음식인데요

스페인의 파에야(paella)와  비슷하지요.







오징어 먹물을 이용해서

일본에서는 아이스크림도 만들고

서양에서는 
빵도 해 먹고
밥도 볶아 먹고
파스타 면도 뽑아 먹는다고 하는데

그 시커먼 모습이 은근 매력적인 듯해요.







오징어를 낚시해와서
먹물을 잘 보관해서 요리하고 싶었으나


생오징어 먹물주머니가 생각보다 작아서
무진장 많이 잡아야 하는거에여~~

그래서 병에 든 걸로 샀습니다요^^


긍디, 버터 넣고 쌀이랑 볶으니 맛이 좋던데유

아주 녹진한 맛이 나는 게
색만 진한 것이 아니었어요.







오늘은 깔끔하게 해산물을 많이 넣지 않고
소프트쉘 크랩 한 마리 뙇! 

올려서 심플한 맛을 즐겨 보았습니다.


같이 시커머스 여행을 떠나 보도록 할까유~~

어두운 세계로 들어가니
손을 꼭 잡읍시대이^^











오징어 먹물 리소토
Risotto al nero di sepia




<재 료>

쌀 한 컵, 오징어 먹물, 홍합을 끓여 만든 육수 2컵,
치킨스톡 1개, 버터, 양파 큰 거 반 개, 
원하시는 해산물



1. 재료를 준비할까유

홍합끓인 물이 짭짤하니 간도 되고
국물맛이 시원하니 씻어서 준비했고요.







건강을 생각하신다면 올리브오일,
맛을 생각하신다면 버터를 선택하셔요.
(한 번 먹을건데 버터 추천염~~~)


쌀 한 컵(240ml) 을 준비했는데요
이탈리아 현지에서 먹는 쌀로 만들면 좋겠는데 
무주에서 나는 쌀로 만들었어요.


오징어 먹물은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샀고요.






먼가 까만 생쌀 볶음밥은 
파에야팬에 담고 퍼묵해야 할 것 같아서
준비해보았어요.







2. 육수 만들어 봐유

홍합을 끓여서 육수를 만들었고요.

깔끔하게 세련된 리소토를 만들기 위해서
홍합살은 제가 다 먹었어염^^







이게 바로 그 오징어 먹물이에요.

오잉, 막 액체가 주르르 흐를 줄 알았는데

"추... 춘장??"
ㅋㅋㅋㅋ


춘장보다 입자가 부드러워요.


춘장 리소토를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 그져~~

(어디서 묻어가려곻)







홍합 우려낸 물을 담아서
오징어 먹물을 풀어 주세요.

많이 풀어 주세염,

이왕지사 먹게 된 거 어떤 맛인지 봐야겠지요.



 MSG의 황태자,
치킨 스톡 한 알을 풀어주었고요.

오징어 먹물이 짭짤한데 스톡도 간이 강하고

염분 있는 버터에 홍합 끓인 물까지 넣으면
짤 수 있으니 간에 신경 써주셔요~~







3. 이제 만들어 볼까유 : 팬에서 요리하기


팬에 버터를 두르고요,

볶아 먹는 요리에서
 올리브유가 버터 풍미를
 따라갈 수가 없는 듯해요.







쌀을 1컵 넣고 표면이 투명해질 때까지
볶아주세요.

파스타 면처럼 쌀도 
안의 심(알덴테 al dente) 
살짝 씹힐 정도까지 익힌다고 해요.







쌀 표면이 투명해지면

 화이트 와인 1/4컵을 넣고
알코올을 날려주세요.







다른 팬에 버터를 두른 후
양파를 작게 잘라서 볶아주세요.

아주 작게 썰려고 했는데
저만하게 하면서 손가락 쪼금 같이 썰었어요.

제 손은 절대로 저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역시 마이너스에옇!







볶다가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블렌더에 살짝 갈아주고요


중간에 버터를 조금씩 더 넣어주면서
갈색으로 캐러멜라이징 해주다가

옆에서 볶고 있는 쌀에 넣어주어요.

갈색으로 볶아진 양파의 감칠맛은
상상 이상의 맛이 나요.






"홍합 끓인 물 + 치킨스톡 "을
조금씩 부어주면서 계속 저어주어요.


오징어 먹물 리소토는 
베네토 지방을 대표하는 쌀요리라고 하는데요


물기가 조금 더 있는 
알론다(all' onda) 상태가 특징이라니

우리 입맛에는 비교적 잘 맞겠지요.






주걱으로 팬 바닥에 줄을 그었을 때,

리소토가 그 선에 흘러 덮어지는 정도로
물기가 있게(runny) 만든 상태가
최적이라고 해요.


먹물이 쌀알에 잘 스며들면서 
맛과 색이 물들어가는 게 보이지요.

간을 보면서 하시기를 권해요.

와인이랑 같이 곁들이실 때는 
약간 짭짤해도 되지만

저처럼 밥 대신 드실 거면
간이 적당히 맞아야 맛있겠지요.







뜸 들이기 전에 살짝 데친
 소프트 크랩을 올리고
뚜껑을 닫아 익혀주었어요.

껍질이랑 다리까지 그대로 씹어 먹는
껍질이 부드러운 게라서 
밥 위에 올려놓아도 무리수가 없어요.






전체 요리시간은 15~20분 정도로 잡는 게 
적당하고요

20분을 넘기지 않되
쌀이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익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니
연습이 필요한 요리인 듯해요.







찌글찌글해진 게 등을 

노란 레몬으로 가려주도록 할게요.

우리한테 시위라도 하려는 듯
집게 발을 권투선수처럼 내밀고 있네요.


더.. 덤벼!






짜잔~~ 이제 완성되었습니다.

넘의 나라 쌀요리라서
신경 써서 열심히 만들었어요.

'쌀'은 한국인의 영혼 아임니까~~


우리에게
어떻게 밥을 짓느냐가 중요하듯이

이탈리아에서
어떻게 밥을 볶아서 졸여 먹는지도 중요하겠지요.


학창시절 때 설익은 밥알을 씹는 듯한
묘한 쌀요리를 처음 먹으면서

이건멍미~~ 

했던 기억이 어슴푸레 떠오르네요, 히잇!









오징어 먹물을 콕 찍어서 먹어보니
 
짭짤하면서 
생선액젓향이 약간 나요.



오징어 먹물에 소금을 넣고
저장식품으로 만든 맛이 나요.


비릿한 바다 내음이 살짝 풍기는 
짭조름한 그 맛이요.


버터와 양파랑 볶아서 
삼위일체를 만들면
풍미가 많이 좋아지네요.


유럽 가 본 적 없는 무주 아줌니가
궁금 돋아서 만들어 보았심더~~







레몬은 게살 위에만 쭈욱 짜 주시고요.

신 밥은 앙대여!







껍질째 먹는 게라도
튀긴 것이 아니라서 식감이 안 좋을 수 있으니

제가 속살만 발라 드릴게여~~






살을 꾸욱 눌러서 짠 후,

한 입 드셔보세요.






헤헤헤~~~

시커머스 밥과 

부드러운 게살의 만남이었습니다아^^






행복한 시간 되시고

늘 건강하세요.


꾸우벅~~
(한풍루 절하는 소리)

인사드려요,




어설픈 요리를
읽어 주셔서 아주 많이 고맙습니대이^^







음식 담는 한풍루

그릇 만드는 진묵



한풍루에 가마를 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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