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K-가곡, K-동요!
" 아흐~~ 눈물 나...
우연히 듣게 된 외국인이 부르는 우리나라 가곡과 동요들...
이젠 K-가곡, K-동요인가
이 가슴 뭉클함은 뭘까...!"
스페인에서 울려 퍼지는 <그리운 금강산> 영상은
무어라 표현하기 쉽지 않은 감동의 눈물 그 자체다.
외국인이 부르는데 왜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는지....
외국인이 그 어렵다는 한국어의 완벽한 발음과
한국인에게만 스며있는 특유의 감성을 이렇게 잘 표현하다니...
놀랍고 감동 또 감동일 뿐이다.
<그리운 금강산>은 실향민들이 추석이나 명절 때마다 그리운 마음을 실어 감상하는 우리나라 가곡중의 하나이다. 반토막으로 나뉘어 오도 가도 못하는 그 서러움과 애끓는 그리움을 마음에 담아 부르고 감상하는 가곡중의 하나이다.
황해도 출신의 실향민이셨던 아버지는 명절 때마다 6.25 직후세대인 우리 형제들에게 담담하게 당신의 학창 시절의 금강산 유람기를 들려주시며 실향의 그리움을 스스로 달래시곤 하셨던 터라 이 <그리운 금강산> 가곡은 해외에서 살아가고 있는 내게 더 특별하게 와닿는다.
외국에서 외국인의 목소리와 감성으로 듣는 <그리운 금강산>은 이제는 내게 실향의 아픔과 그리움을 안고 영면해 계신 그 아버지의 모습과 목소리를 더욱 그리워하게 만든다. 아버지와의 추억과 함께했던 그 모든 시간들이 귀하고 귀하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커피 한잔에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멍 때리고 있자니 곧이어 동요가 흘러나온다.
"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맑고 청명한 발성과 정확히 들리는 발음으로 첫 소절이 아카펠로로 나오자 박수부터 치는 청중들...
나도 한마음이 되어 박수를 쳤다.
"이렇게 잘 부를 수가 있다고?"
독일의 실내합창단이 한국에서의 공연을 끝내고 앙코르곡으로 부르는 <섬집 아기>다.
여럿이 함께하는 합창단의 선율이 느릿하면서도 서정적인 감성을
너무나 섬세하게 잘 표현하여 더욱 아름답다.
정말 감동적인 K- 동요다.
오래전 아이들을 재우고 보듬고 안아야 했을 때 나는 <섬집아기>를 많이 불러주었다.
학창 시절 음악시간에 배운 모차르트의 <Lullaby>와 브람스의 <Lullaby>도 많이 들려주었지만 한국적인 정서를 심어주기 위한 나름의 계산이었을 수도 있고 나 자신이 친정엄마에 대한 그리움의 표현이었을 수도 있었다. 나는 이 노래에서 느껴지는 배경처럼 바닷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괜스레 이 동요를 듣고 있자니 10여 년 전에 사별한 친정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절로 떠오른다.
이제 30여 년의 세월이 흘러 그 자장가를 듣고 잠들던 아이들이 이제는 내 품을 떠나
나 홀로 오늘 이 아침에, 외국인의 감성과 발성으로 그것도 원어로 듣고 있다
누구에게나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자극하는 동요이다.
지나간 것에 대한 그리움을 자극하는 동요이다.
외국인들이 부르는 많은 한국가곡들이 있고 많은 동요들이 있지만
오늘 아침에 듣는 <그리운 금강산>과 <섬집 아기>는 진짜 감동이다.
중, 고 시절의 음악시간에 번역된 외국가곡들과 민요들, 동요들을 배우기도 하고, 특별한 음악회에서는 원어로 연습하여 공연에 참석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가보지 않은 나라들에 대한 막연한 동경도 있었고 음악선생님의 남다른 열정으로 낯선 발음과 뜻과 의미도 더듬더듬 배워가며 공연을 준비하곤 했던 기억도 가슴에 내려와 닿는다.
그런데 역으로 그들이 우리 가곡과 동요를 더듬더듬 어려운 한국어발음과 감성을 배워가며
연습하고 연습하며 준비하였으리라.
이제는
우리나라 문화와 음악이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뿌듯하고 감사하고 행복할 따름이다.
유럽 각국에서 K- 클래식 음악을 공유하기 위해 수고하시는 모든 한국인 음악가들에게 한없는 감사의 마음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젠
K - 가곡이다
K - 동요이다
한국인이라 무척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