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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Jan 03. 2021

3. 서른 살엔 돈이 얼마나 있어야 할까?

1억 정도는 있을 줄 알았는데

"저는 서른에 얼마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게 있어요." 내가 말했다. 새해 줌 모임에서였다. 우리는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하고 30분 정도 각자 새해 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나는 그게 굉장히 빨리 끝났다. 이미 작년에 계획을 다 세우고 새해로 넘어온 거니까. 시간이 남은 나는 자연스럽게 신한은행 어플에 들어갔다.(나는 은행 어플에 들어가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그리고 내 눈 앞에 찍힌 다섯 자리 숫자. 39,026원. 아니 왜 또 돈이 이것밖에 없지? 그러는 사이 계획 짜는 시간이 끝났다.


화면에 각자의 계획을 띄워놓고서 돌아가면서 발표를 했다. 그리고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제가 올해 빼도 박도 못하게 서른이 되가지고.... 일단 전 갑상선 완치랑 제가 목표하는 돈을 만드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에겐 서른에 얼마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 자리에서 얼마라고 정확한 액수를 밝히진 않았지만, 여기서 밝혀보자면 그 액수는 바로 1억이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이야기 일수 있지만 나는 내가 서른 살에 당연히 1억 정도는 있을 줄 알았다. 그냥 그럴 줄 알았다. 중학교 때 당연하게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갈 거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당연하게 서른쯤엔 1억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억을 모으려면 매달 100만 원씩 , 무려 8년 4개월을 모아야지만 가능했다. 서른에 1억이 있으려면 22살부터 100만 원씩 모았어야 한다는 뜻이다. 젠장. 그게 가능한가. 중간에 일을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거잖아.


서른 살엔 돈이 얼마 정도 있어야 하는 걸까. 얼마 정도 있어야 맞는 걸까. 사람마다 각자의 사정은 다르겠지만,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세대별 평균 자산을 보면 가끔씩 현타가 오는 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친구들과 얼마를 모았다는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고, 주위에서  없다는 소리만 들리는 나는 이게 가능한 일인지  턱이 없다.


<나를 현타 맞게 한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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