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니 May 07. 2023

데이터 분석가와의 작별 인사, 그리고

데이터 과학자로서의 새로운 시작

약 한 달 전쯤 회사 내부적으로 소소한 (하지만 저에게는 큰) 직무 전환이 이루어졌습니다. 바로 저의 팀인 '데이터가치화 팀' 내 데이터 분석가(Data Analyst)들의 직무가 Data Scientist, Decision이라는 직무로 전환되었습니다. 둘이 뭐가 다른 것이디!?!?!라고 물어본다면 그냥 가장 쉽게 '일하는 팀이 달라요.'라고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짧게 다른 점을 이야기해 보자면 데이터 분석가(Data Analyst)들은 각 도메인을 담당하는 분석가로, 하나의 도메인을 깊게 보고자 하는 사람이며 프로덕트를 개선하는 사람들이 봐야 하는 지표를 설계하는 등 좀 더 '도메인 집중'적으로 데이터를 바라보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데이터가치화팀의 Data Scientist, Decision의 경우에는 직무명에서도 나타나듯이 좀 더 팀원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좀 더 전사적으로 프로덕트를 바라보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Data Scientist, Decision으로의 직무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진 건 아닙니다. 제가 입사하기 전부터 팀 내에서 준비했던 일이기도 하고 (직무 전환까지 약 일 년 반이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직무 전환을 하기 전에 팀 내 분석가들끼리도 정말 많은 이야기를 진행했습니다. 서로 생각하는 데이터 가치화팀 내의 분석가는 어떤 걸 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 직무 전환이 맞는 결정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시간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다행히도 팀원들끼리 큰 의견차이가 없었기도 했고 데이터 가치화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더 알맞은 직무 전환이라 팀 내에서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직무 전환과 비슷한 시기에 팀의 1년, 3년, 5년 뒤를 생각하는 워크숍 시간도 주어졌습니다. 그 시간 동안 과거를 회고해보기도 하면서 Data Scientist, Decision으로 직무 전환을 진행하는 동안 느꼈던 점에 대해서도 생각 정리를 하면서 정리글을 한번 적어보았습니다. 이번 글에는 그 정리글을 한번 더 다듬으면서 제 생각을 완전히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이 두 직무의 업무가 아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덧붙여봅니다.)


사실 Data Scientist, Decision으로의 직무 전환 이야기를 들으면서 걱정이 아예 안 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데이터 분석가라면 '온리! 하나의 도메인에 집중!'이라고 주입을 받았기 때문에 '전사적 관점....? 여러 도메인...?'에 대한 걱정이 초반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팀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이 걱정을 어떻게 해소했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팀에서 일을 시작할 때 하나의 도메인으로 시작한 게 아닌 ‘전사적’인 관점의 일을 첫 스타트로 끊은 게 제 생각의 흐름을 조금씩 다르게 변화시키지 않았나 싶습니다. 흔히들 분석가의 경우 하나의 도메인에 대해서 딥하게 알고 있는 게 좋다고 합니다. 이 전 회사에서도 데이터 분석가로서 하나의 도메인을 보기만 했었구요. 근데 생각해 보면 이 전 회사는 지금보다는 규모가 훨씬 작았던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에 '하나의 도메인'이 곧 '전사'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고민을 해봤습니다. 난 정말 하나의 도메인에 대해서 딥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일이 재미있었나? 혹은 전사적인 관점, 그러니까 프로덕트 개선 외에도 전사적으로 팀원들이 어떻게 하면 더 데이터를 잘 쓸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한 게 더 재미있었나?라고 생각을 했을 때 ‘후자’에 더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민을 하다 보니까 제가 뭘 할 때마다 ‘누구나 이해 가도록, 아무나 이걸 봐도 바로 알아볼 수 있도록’(이건 근데 당연한 걸 수도…)에 집중했다는 걸 알아챘습니다. 이런 생각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하나의 도메인 온리'보다는 '전사적'으로 생각의 흐름이 변했습니다.


그리고 직군명을 바꾸는 과정에서 팀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했던 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직군명을 바꾼다고 이야기가 나왔던 게 일 년 반 정도 되었지만 저는 그동안의 히스토리를 몰라서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직군명을 바꾸고자 했는지 그리고 이 직군명을 바꾸는 방법을 통해서 어떤 해결을 할 수 있는지가 사실 가장 큰 의문이었습니다. 이를 알아가고자 하는 과정 속에서 팀 내 문서도 많이 읽긴 했지만 팀원들과 회사 내에서, 그리고 off the record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팀에서 이야기하는 “데이터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라는 문장에 대해서 처음에는 그냥 막연하게 맞지 맞지 그래야지! 회사라면 당연히 그래야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근데 이 문장을 계속 곱씹어보고 제 상황에 적용해 보니 당연한 부분이지만 다들 어려워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의 ‘데이터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라는 생각을 했을 때 회사 내 모든 팀원이 범주 안에 들어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헸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이, 깊게 고민하고 팀원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계속 팀이, 그리고 이 직군이 정말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데이터의 가치에 대해서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분석가에 대한 본질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해봤습니다.(이 고민은 제가 죽을 때까지 할 고민 아닌가 싶습니다ㅎㅎ) 제가 이 일을 왜 했는지, 이 일이 왜 아직도 재미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해봤습니다. 그리고 계속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말이죠.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데이터 분석가의 끝은 데이터 분석가가 아니다'라는 말일 겁니다. 근데 전 제 커리어의 끝은 데이터 분석가 일 것이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나중에 자영업(a.k.a. 치킨집 사장님)을 하더라도 데이터 분석가가 제가 책상에 앉아서 일할 때 마지막까지도 제 명함에 적혀 있을 'job title'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이렇게나 애정하는 '데이터 분석가'를 왜 시작했는지 고민을 해보니 저는 비록 수포자이긴 하지만 통계적인 방법론을 쓰는 게 재미있었고, 이 방법론을 써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왜 아직도 재미있는지 고민해 보니, 지금도 통계적인 방법론을 쓰고 이 방법론을 써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며 이 통계적인 방법론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데이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fact가 너무 흥미롭다고 생각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데이터 분석 일을 하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계속 통계적인 방법론을 쓰거나 ML 모델링을 활용하거나 혹은 그저 데이터를 활용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면 계속하고 싶다.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럼 이 일을 어떻게 계속할 수 있지?라는 고민을 해 봤을 때 나오는 정답은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통해 '누구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함. 이였습니다. 그리고 Data Scientist, Decision으로 직무 전환을 진행하게 된다면 누구나 의사결정을 데이터를 활용해서 할 수 있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데이터 분석가와 Data Scientist, Decision은 어찌 보면 하는 일이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동일한 데이터를 가지고 일은하지만, 집중하는 부분이 그저 다를 뿐입니다. '데이터를 통해서 사용자들에게 더 좋은 제품을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은 동일할겁니다. 그럴거면 왜 직군명을 바꿨어? 라고 물어본다면 '정말 이 일에 더 집중하고 싶어서.'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Data Scientist, Decision으로 일을한지는 약 한 달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Data Scientist, Decision라는 이름을 달고 만들어나갈 데이터 환경이 너무나도 기대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데이터 이벤트 로그 설계 과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