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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Jul 21. 2019

꿈꾸는 작가 이지니

꿈과 소명, 다 내꺼할래?



<꿈과 소명, 다 내꺼할래? >

평소 엉뚱 발랄한 P 양이 내게 묻는다.
“언니는 투잡으로 글을 쓰는 거예요?”

평일 내내 출퇴근하니 그녀의 눈에 회사원으로 보이는 건 당연하다. 2016년 가을, 처음으로 머리가 아닌 가슴이 시킨 일 즉, 소명을 만났다. 하지만 오롯이 글, 독서와 지낸 건 일 년이 안 된다. 물론 글로만 먹고 살 생각이라면 애초에 시작 안 했을 나다. 얼마의 시간이 걸리든 평생 가야만 하니까.


지금껏 나는 꿈만 좇았다. 꿈에 살고 꿈에 죽는, 그게 나였다. 이제는 소명을 좇는다. 둘은 마치 날달걀과 삶은 달걀처럼 겉으로 보기에는 구별이 되지 않는다. ‘반드시 가고 싶은 길’이 꿈이라면, 소명은 내 의지와는 다른 ‘가야 하는 길’이니까. 나는 이것을 ‘거룩한 부담감’이라 하고 싶다.

단순히 ‘작가’가 꿈이라면 무릎을 탁 치게 하는 필력을 소유했거나, 대부분의 시간을 글쓰기에 고군분투할지 모른다. 하지만 난 아니다. 쓰기를 좋아하지만 즐기지 못하고, 가슴을 후비는 글솜씨 역시 남의 나라 이야기다. 그저 ‘나’라는 사람이 계란 한 판 이상을 살면서 보고 느끼고 깨달은 것을 기록해,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 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에게’ 때로는 처방전이, 안내 지도가, 축하 꽃다발이 되길 바라며... 단 한 문장이라도 그에게 알람이 울려 마음이 깨어난다면, 행함으로 일어선다면, 그것으로 내 소명을 이행했다 여긴다.

이 짧은 글을 두 시간이 넘게 붙잡고 있다.

꿈이든 소명이든 이제 눈을 붙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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