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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Sep 16. 2020

첫 설렘: 강사 계약서에 사인하다

도서관 온라인 글쓰기를 위한

첫 설렘: 강사 계약서에 사인하다




계약서는 본명으로 ㅎㅎㅎ






2015년 12월 18일, 내 이름으로 된 첫 전자책 <간체자랑 번체자랑 중국어 명언집>이 출간됐다. 계약서에 사인한 건 그해 6월이다. 이후 두 권의 전자책을 더 냈고, 2017년 1월 16일에는 생애 첫 종이책 <꽂히는 글쓰기의 잔기술>출간 계약서를 받았다. 시간은 잘도 흘러 2020년 9월로 나를 데려가, '강사 계약서'에 사인하게 했다.



십수 년 동안 방송작가를 꿈꿨고, 이후엔 그저 흐르는 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눈앞에 펼쳐진 대로 배우고 일했다. 이 길에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책을 쓰며, 글쓰기를 가르치게 되리라곤 단 한 번도 생각한 적 없었다.











특히 '강사'가 그랬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은 피하고 싶었다. 이유인즉, 중국어와 사랑에 빠져 있을 때 학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중국어를 가르쳤다. 나 스스로는 잘 알고 잘한다 여겼는데, 입 밖으로 내뱉어 지식을 전하는 게 여간 힘들지 않았다. 분명 쉬운 내용인데 설명이 뜻대로 안 됐다.



그때 '아, 가르치는 건 다른 영역이구나.'라고 여겨 손을 뗐다. 이런 내가 또다시 가르치고 있다니. 그것도 울며 겨자 먹기식이 아닌, 설렘을 안고 행복하게. 말이 되나? 나도 신기하다. 여기서 그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내가 더 배우고 있다. 그래, 이제야 알았다. 중국어 회화를 나름대로 잘한다고 여긴 나는 다양한 책이나 영상으로 더 배우고 채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저 머릿속에 있는 대로만 움직였다.



나는 글쓰기 강의 세계에 이제 발을 담근 햇병아리다. 오늘도 수업 자료를 수정하고 또 수정한다. 8월에 인천 서구에 있는 모 도서관에서 처음 강의를 시작했는데, 그때 만든 자료의 부족함이 보여서다. 물론, 앞으로 너덜너덜해질 만큼 수정되겠지. 그만큼 잘하고 싶고, 수강생이 보람을 느끼도록 하나라도 더 도움이 되는 내용을 싣고 싶다. 그러니 내가 배우고 익히는 수밖에. 이틀 전엔 모바일에 담아둔 책을 서점에 가서 구입했다. 이렇게 글쓰기 책이 한 권 더 쌓이는구나.








강사 계약서에 사인하는 이 순간, 지금껏 나를 스친 모든 일에 감사하며, 부지런히 최선을 다해 살겠노라 또 한 번 다짐한다. 처음으로 돈이 아닌 사명을 좇은 길, 역시 참고 견디길 잘했다. 통장 잔고는 여전히 초라하지만, 가야 할 길이 있고 해야 할 일이 있는 지금이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감사하다.  




_ 10월 7일부터 시작할 온라인 글쓰기 수업을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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