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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Apr 07. 2021

아가에게 배운 교훈 (feat. 뒤집기 성공)

생후 107일이 된 아가에게 배운 교훈

아가에게 배운 교훈 (feat. 뒤집기 성공)











튼튼이는 생후 70일 정도부터 뒤집기를 시도했다. 100일이 지난 요즘까지도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혼자서 뒤집지는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김없이 혼자서 뒤집기를 시도하며 큰 호흡을 내뿜는 튼튼이.



"으응~ 애애애"



뒤집기를 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되지 않으니 튼튼이도 답답한 모양이었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인 나는 스스로 시도하려는 튼튼이가 그저 대견(?) 하고 신기한 마음에 동영상 찍기에 바빴다. 영상을 다섯 개 정도 촬영하면서 튼튼이의 뒤집기 시도는 족히 서른 번을 넘겼다. 다섯 번째 영상을 찍을 땐 튼튼이에게 힘찬 응원을 보내고 싶어,



"튼튼아! 넌 할 수 있어! 아이고 잘한다, 우리 아기!" 







내가 본 것만 서른 번 정도의 뒤집기를 시도한 튼튼이








매번 뒤집기를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줬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계속 시도하는 튼튼이, 계속 영상을 촬영하는 엄마. 그러다 배가 고플 튼튼이를 위해 나는 분유를 물에 타러 부엌에 갔고, 젖병을 들고 거실로 나오는 그 순간! 세상에! 튼튼이가 스스로 뒤집기에 성공한 게 아닌가! 난 휴대폰을 집어 들고 우사인 볼트 선수가 부럽지 않을 빠른 속도로 튼튼이에게 달려갔다. 뒤집는 그 찰나의 순간은 아니지만, 튼튼이 인생(?)의 첫 성공을 남기고 싶어서다.



그. 런. 데. 스스로 뒤집기에 성공한 튼튼이가 엉엉 우는 게 아닌가! 그동안 우리 부부가 튼튼이의 뒤집기를 도왔을 때는 한 번도 울지 않았다. 오히려 튼튼이는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해맑게 웃었다. 그런데 혼자서 해낸 이 순간을 아가는 웃지 않았다. 생애 처음으로 엄마, 아빠의 도움 없이, 수많은 실패가 있었지만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을 이 어린 아가도 느꼈던 것일까. 













이때 내 머릿속을 빠르게 스친 장면이 하나 있었다. 바로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피겨선수 김연아가 마지막 음악이 멈춤과 동시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순간이다. 금메달이라는 결과를 내기 위해 그녀가 흘린 수많은 땀방울과 시간. 마지막 음악이 끝나면서 느끼는 그 기분은 오직 그녀만 알리라. 



나는 튼튼이의 눈물이 너무나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107일이 된 아가에게서 교훈을 배웠다. 끈기와 인내, 포기를 모르는 집념이다. 수많은 실패에도 그럼에도 될 때까지 해내려 시도한 우리 튼튼이가 김연아 선수 못지않게 자랑스러웠다. (그래, 난 심각한 도치 맘이다 ㅎㅎ) 





튼튼아! 너무나 멋진 우리 아가! 

엄마가 널 보며 많이 배운다. 

고마워, 나의 사랑. 나의 영원한 껌딱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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