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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Nov 25. 2024

붕어빵에서 사인회까지, 아이들이 전한 사랑의 기록

<에세이 글쓰기 수업> 저자 이지니가 겪은 일

[도서관 초등글쓰기] 붕어빵에서 사인회까지, 아이들이 전한 사랑의 기록










서울 해맞이역사도서관에서의 8주간 어린이 글쓰기 수업이 끝났다. 처음 시작할 때의 설렘과 약간의 긴장감이 이제는 추억과 뭉클함으로 자리 잡았다. 매주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과 창의적인 글로 교실은 마치 글쓰기 축제장이 된 듯했다. 그러나 모든 축제는 끝이 있고, 지난 목요일은 축제의 마지막 날이었다.








마지막 날의 교실은 어느 때보다도 활기가 넘쳤다. 수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아이들이 조심스럽게 내게 다가왔다.




"선생님, 이거 선물이에요!"




따끈따끈한 붕어빵 봉투와 초콜릿, 사탕, 젤리를 내밀던 작은 손들이 지금도 눈앞에 선하다. 어떤 아이는 내가 글을 쓰는 모습을 귀여운 그림으로 표현해 건네주기도 했다. 손바닥만 한 종이 위에 그려진 내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작품처럼 느껴졌다.

이 작은 선물들 속에는 한결같은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그동안 즐거웠어요."

"감사합니다."




그 따스함 덕분에 오늘 하루는 더욱 특별해졌다.










아이들의 사인 요청으로 열린 미니 사인회




글쓰기 수업이 끝나갈 무렵, 한 아이가 내게 다가와 말했다. "선생님, 사인해 주세요!"

그 한마디는 마치 작은 돌멩이를 던진 물결처럼 번져나갔다.




"우와, 저도 사인받아볼래요!"

"선생님, 필통에 해주세요!"

"저는 휴대폰 메모장에 받을래요!"




그 순간 나는 순식간에 어린이들을 위한 미니 사인회를 열게 됐다. 작은 손들이 내게 사인을 받기 위해 하나둘 몰려들었고, 손에 든 펜은 쉴 틈이 없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누구보다도 빛나는 '작가'가 된 기분이었다. 8년 차 무명작가지만, 이날만큼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였다.











다 다른 글, 그러나 모두 사랑스럽다





매주 글을 쓰는 시간은 마치 놀이터를 여는 것과 같았다. 각자 다른 성격과 개성을 지닌 아이들은 자신만의 글쓰기 스타일로 반짝였다. 어떤 아이는 이야기 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고, 어떤 아이는 일상의 사소한 순간을 따뜻하게 담아냈다. 그 모든 글은 달랐지만, 한 가지는 같았다. 모두 사랑스럽다는 것.





마지막 날 아이들을 바라보며, 마치 내가 낳은 아들딸처럼 느껴졌다. 손잡고 작별 인사를 하면서도 머릿속에서는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아쉬움을 달래는 단체 사진 한 장



아이들과의 이별은 늘 아쉽다. 그래서 나는 늘 단체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래곤 한다. 이날도 마지막 순간을 함께 담은 사진 속,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비록 두 명의 아이가 사진 속에 빠져 아쉽긴 하지만, 그날의 기억은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다.











글쓰기 놀이터의 기억은 계속된다





이번 글쓰기 수업을 통해 또 한번 깨달았다. 글쓰기는 단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나에게 선물한 사랑은 내게 더 큰 선물이 되었다. 비록 수업은 끝났지만, 그곳에서 함께했던 시간은 마음속에서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아이들이 성장해 글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미소 짓게 될 날을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내게 사인회를 열어주고, 따스한 선물과 사랑으로 가득 채워준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더불어 8번의 수업 때마다 아이들의 노트, 이름표, 색연필, 스티커 등을 챙겨주시느라 고생하신, 사랑 가득한 K 사서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아이들 문집 나오면 꼭 보내주세요~♡)



"너희가 내게 보여준 사랑은 내가 글을 쓰는 원동력이자, 강사로서의 행복이야. 우리가 함께한 이 축제는 끝났지만, 너희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란 걸 잊지 마! 너희들의 오늘과 내일을 응원할게!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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