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니 산문집 <삶을 돌아보는 산문집>
지난달 교보문고 천호점에 이어 오늘은 영등포점에서 북 토크를 가졌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분이 함께했다. 황금 같은 주말 오후, 귀한 시간을 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서점에 왔다가 "저는 횟수 3년 차 무명작가입니다."라는 내 인사말을 듣고 자석에 끌리듯 의자에 앉았다고 한다. 그녀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백수로 지낸 지 몇 개월이 되던 어느 날, 내가 쓴 책 『영심이, 널 안아줄게』를 만난 거다. 나는 이분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북 토크에 와줬기에 이러는 게 아니다. 과거의 내가 보여서다.
미래는 내가 움직이는 하루하루의 점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오늘 우리의 만남이, 우리의 시간이 그저 별것 아닌 두 시간일 수 있지만, 훗날 오늘이라는 '점' 하나가 그녀에게 어떤 기회를 만들어낼지 모른다. 어떤 아이디어가 탄생할지 그 누구도 모를 일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 결코 얕볼 수 없다. '내가 이렇게 한다고 무슨 일이 생기겠어?'라고 여기기엔 참으로 아쉽다. 우리는 신이 아니기에 결과를 알 수 없다. 내 앞에 고개를 내미는 삶의 힌트를 피하지 말자. 오늘의 북 토크 경험이 내게도 소중한 '점'임을 알기에 더없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