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5년만에 인생 칭찬을 들었다는 후배
3분, 칭찬하기 충분한 시간
오랜만에 좋은 평가 결과가 나와 후배 두 명과 회사 밖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이였다. 오후 휴가를 낸 후배와는 후문에서 헤어지고 다른 후배와 사무실로 오는 사이 대화를 나누었다.
"진급자 발표 준비 잘 되고 있어요?"
"아. 그게 이제 해야 돼요."
"S선임은 발표를 잘하니까 부감 갖지 말고 평소대로 자신 있게 하면 될 것 같은데요."
"아, 제가요? 제가 발표를 잘하나요?"
"그럼요. 2년 전인가 그때 ○○기술위원회 모임에서 프로젝트 결과 발표한 적 있었잖아요. 난 그때 보고 딱 알았는데. S 선임 발표를 잘하는구나 하고 말이에요."
"아, 그때 발표 들으셨군요."
"내가 발표도 많이 해보고 남이 발표하는 것도 오래 기간 들어보니 이제는 딱 보면 어느 정도 감이 와요. 발표하는 내내 불안 불안한 사람이 있는 반면 자신감 있고 조리 있게 발표를 잘하는 사람이 있어요. 내가 한 일을 속속 들 히 잘 알고 있으면 발표하면서 두려움이 없지요. 발표를 하면 모든 것이 다 드러나요. 발표자가 이 발표 내용을 잘 알고 있는지 아닌지 말이에요. 그런 면에서 S선임은 발표를 정말 잘해요. 이번 발표도 분명 잘할 수 있어요."
"아~ 책임님. 저 요즘 자존감이 완전 바닥이었는데. 이렇게 칭찬해 주시니 힘이 나요. 지난번 회식 때 해주신 이야기도 인생 칭찬이었는데."
"내가? 내가 무슨 칭찬을 했었지?"
"작년, 팀 송년회 때 해주신 이야기 있어요."
평소 후배에 대한 인상을 솔직히 얘기했을 뿐인데 후배는 큰 칭찬으로 다가온 듯했다. 잘 기억나지 않았던 작년 팀 송년회 자리에서도 그랬나보다. 혼자서 A부터 Z까지 고군분투하며 묵묵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고, 내가 느낀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해준 것뿐이었다. 칭찬해야겠다 작심하고 한 것이 아나라, 평소 느꼈던 생각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때 내가 해준 말이 인생 칭찬이었다고 하니 왠지 미안해졌다. 후배가 5년동안 회사에서 칭찬다운 칭찬을 못 들어 보았다는 말이니.
회사라는 조직은 칭찬에 너무나 인색하다. 선배가 되고 팀장이 되어 위로 올라갈수록 칭찬 구두쇠가 된다. 회식 자리에서 술이 취해야 몇 마디 칭찬하는 팀장님들도 보았다. 칭찬한다고 폼 잡으며 예약할 필요가 없다. 어떻게 이야기할까 머리 굴릴 필요도 없다. 평소 보아왔던 그 사람의 좋은 모습을 그냥 툭~ 던져 보면 의외로 그 사람 마음에 훅~ 들어갈 수 있다.
3분, 사무실로 돌아오는 그 짧은 시간은 칭찬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19년 차 직장인의 인생 조언2.
칭찬 구두쇠가 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