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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andra the Twinkling Jan 02. 2017

난 포도가 싫어

과일은 달아야지

난 신걸 못 먹는다. 우리 가족 중 아빠하고 나만 유독 신걸 못 먹는다. 하다못해 자두나 복숭아조차 시다;

그러니 더더욱 캠벨포도는 입에 잘 대지도 않을 정도로 내겐 시다. 포도향이 너무나 향긋해서 홀리듯이 하나 따서 입에 넣으면 여지없이 남들 레몬 먹고 눈살부터 찌푸리는 그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다.


 귤도 일찍 딴 건 못 먹는다. 셔서; 자몽이나 오렌지는 말할 것도 없다. 별로 달지도 않고 물만 많은 수박도 싫고.

그러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과일은 멜론, 체리, 천혜향, 잘 익은 귤, 딸기 정도.

근데 우즈베키스탄 과일은 진짜 다 먹는다. 수박도 달디달고, 산딸기에 심지어 포도까지!!!

특히 우리나라에 없는 киши миши(kish mish)라는 새끼손가락만큼 작지만 그 어떤 맛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달콤한 포도,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멜론!

징그러워;
알이 정말 작다.
다닥다닥; 크기는 우리나라 씨없는 포도만큼 알이 조그많다.
제일 맛있는 검은 키쉬미쉬

키쉬미쉬는 말 그대로 주렁주렁 다닥다닥 열려서 징그럽긴 하다 ㅎㅎ

얼마나 당도가 높은지 건포도를 만들 때 키쉬미쉬로 만들면 가당을 하지 않고 그대로 말리기만 해도 흔히 우리가 마트에서 만날 수 있는 건포도들 보다 더 달다. 하지만 과당이라서인지 온몸을 저릿저릿하게 만드는 설탕 같은 단맛이 아니고, 달콤한데도 불구하고 산뜻하다. 거기다가 반을 깨물어 먹으면 건포도 속이 하얗다. 딱 한 가지 번거로운 건 말릴 때 먼지가 묻었을 것 같아서 한번 다시 씻어서 말리긴 하는데. 그렇게 한번 씻어서 반건조된 상태의 키쉬미쉬는 더더더 맛있다. 으흥~

키쉬미쉬가 산도도 낮고 알이 작으며 껍질이 얇아 껍질채 먹고, 씨 없이 당도도 높아서 건포도를 만드는데 잘 쓰이다 보니 몇몇 사람들은 키쉬미쉬의 뜻이 건포도라고 생각하는데. 키쉬미쉬는 엄연한 포도 품종 이름이다.

인도에도 키쉬미쉬가 있다고 하는데, 꼭 동유럽에서 일조량 높은 우즈베키스탄 키쉬미쉬를 먹어보길 바란다. 정말 헤어 나오지 못할 달콤함이란 말이 절로 나올 것이다.

꼭지를 따지않고 말리는게 대부분
꼭지 따서 말린 건조 키쉬키쉬 찾기는 쉽지 않단말이지 ㅠ

바싹 건조되지 않은 약간 반건조 상태의 키쉬미쉬를 바로 베이킹할 때 넣어도, 쿠키를 구울 때 넣어도, 샐러드 만들 때 같이 섞어도 엄청 매력적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크기도 색깔도 다양한 우즈베키스탄 멜론! 특히 동그랗고 노랑 멜론이 제일 달다!!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에 가게 되면 반드시 멜론은 꼭 드셔 보시길. 초록색 말고. 노란색으로.

동그랗고 노란 멜론이나 길쭉하고 노란 멜론으로.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갔을 때 통상적으로 노랑 멜론은 дыня (드-냐)라고 부르면 된다.

특히 아래 동그랗고 노란 맛있는 우즈베키스탄 멜론을 지칭하고 싶으면 колхозница(꼴호즈니짜) 라고 부르면 된다. 꼴호즈 니짜는 은어로 시골뜨기인데 ㅎㅎㅎ 왜 멜론 이름이 그거인지는 나도 모름;

아... 괜히 침샘만 자극했다... 오늘 하루 종일 먹고 싶어서 떼굴떼굴 구를 것 같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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