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행복 한 장

by 수영

주말 아침.

평소보다 1시간쯤 늦게 눈을 뜬다.

옆에는 7살 아들이 원래 누었던 자세에서 90' 쯤 돌아 내 몸에 정수리를 붙이고 고롱고롱 소리를 내며 자고 있다.

요새 둘째는 머리든, 등이든, 아니면 발이든 어딘가를 꼭 내 몸에 붙이고 잔다.

핸드폰을 충전기에 꽂듯 밤새 엄마 충전 중인가 보다.

내가 몸을 약간 틀자 둘째가 눈을 뜬다.

배시시 웃으면서 내 몸 위로 올라온다.

잠시 엄마한테 꼭 안겨 있는다.

그러더니 벌떡 일어나서 다른 방에 있는 아빠한테 달려간다.

"아빠 놀자~~" 소리가 안방까지 들린다.

남편에게 둘째를 보내고 혼자만의 주말 아침을 누린다.

한참을 누워서 뒹굴뒹굴하다가 침대에서 일어난다.

달그락달그락 아침을 준비한다.

딸기를 먹기 좋게 자르다가 아직 침대에 누워 있는 14살 첫째 딸 입에 쏙 넣어준다.

첫째가 눈을 비비며 날 보고 빙긋 웃는다

두 번째 딸기를 입에 넣어주니 첫째가 침대에서 일어난다.

바쁜 일 없는 평화로운 주말 아침이다.

남편은 아이들 먹일 토스트를 만들고 난 남편과 내 커피를 내린다.

고소하고 향기로운 커피 냄새가 주말 아침을 채운다.

함께 아침을 먹고 나면 첫째가 둘째를 데리고 논다.

둘째가 7살이 되고 나서 둘째는 첫째의 '꽤 괜찮은 놀이 친구'가 되었다. 함께 컴퓨터 게임을 하기도 하고 보드게임 놀이를 하기도 한다.

첫째가 놀아준다기보다는 둘이 같이 재밌게 논다.

7살 터울이 있다 보니 확실히 별로 안 싸운다.

첫째는 둘째가 귀여워서 좀 봐주고, 둘째는 누나가 너무 크니 덜 덤빈다고나 할까.

남편은 아이들이 게임하는 옆에서 기타 연습을 한다.

난 식탁에 앉아서 책을 보다가 글을 쓴다.


편안하고 따뜻한 주말 아침.

오늘도 난 행복을 무심히 소비하다 말고 얼른 메모장을 열어 이 순간을 기록한다.

행복한 순간을 사진으로 찍고 나면 핸드폰 갤러리에 저장되지만 글로 적으면 그 장면이 내 마음에 저장된다.

이후 비슷한 순간이 다시 찾아오면 글을 쓰면서 느꼈던 행복한 감정이 금방 다시 떠오른다.

행복을 알아채는 비결은 글쓰기에 있나 보다.


오늘도 난 마음속 행복 앨범에 사진 한 장을 더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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