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오버트레이닝 증후군: 엄마는 근손실 아닌 번아웃

누적된 양육 부하에 따른 신체적·정서적 소진(Burn-out) 상태 분석

by Jinny C

아기가 태어난 직후부터 약 22개월의 기간 동안 '완벽한 엄마'가 되기 위해 열심히 달려온 나날들을 돌이켜본다.

밥 한 끼 정성껏. 놀이 한 번 영혼 있게. 집안일은 여유 있을 때 틈틈이.

몸은 천근만근인데, 마음은 여전히 "더 해야 해"라고 외치고 있고, 하지 않으면 무자비한 양심의 공격이 이어진다. 마치 시즌 초반 모든 경기에 풀타임으로 출전하며 근육이 찢어지는 줄도 모르고,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려 계속 뛰는 신인 선수와 같다.

사실 그는 근손실이라는 뭔가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 오버트레이닝이라는 과다한 상태가 아닐까?

우리는 이런 열정이 과다한 선수들의 끝을 본 적이 있다. 번아웃이 오거나 부상을 당한다.




육아인의 기초체력과 멘탈을 분석하는 1장을 마무리하며, 이번 화에서는 오버트레이닝 증후군(Overtraining Syndrome)에 대한 내용을 짚어보려 한다.

오버트레이닝 증후군은 강도 높은 훈련 후에 적절한 회복이 동반되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상태다. 적당한 신체적 피로를 넘어 수면장애, 식욕 감퇴, 우울감, 그리고 결정적으로 수행 능력(Performance)의 급격한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슬럼프가 온다'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육아란 (특히 최소 첫 1년간은) 24시간 훈련 상태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점점 커갈수록 부모도 새벽에 깨지 않고, 식사도 즐기고, 일을 하거나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겠지만, 아이가 언제 갑자기 나를 찾을지 모르니 상시 대기하며 긴장감을 유지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보내면서, 출근을 하면서, 뽀로로를 틀어놓으면서 육아 긴장감을 낮출 뿐이지, 갑자기 아이가 아프거나 부모를 찾는 '비상 상황'이 언제 생길지 모른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부모에게 회복 탄력성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쉬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 날의 육아 수행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몇몇 엄마나 아빠는 쉬는 것을 '게으름' 혹은 '근손실(부모로서의 도리나 능력 상실)'로 오해하곤 한다.


사실 근손실보다 더 무서운 것은 마음 손실, 즉 번아웃이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수적이듯, 마음의 근육도 마찬가지다. 휴식 없는 육아는 마음의 이화 작용(분해)을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통이면 웃어넘기거나 그냥 넘어갈 아이의 작은 실수에도 만약 미친 듯이 화가 난다면, 이것은 인성의 문제가 아니라, 뇌와 몸이 보내는 "강제 종료" 신호가 아닐까? 과부하가 걸린 회로가 타버리기 직전의 상태, 다른 이름으로 번아웃, 만성 스트레스 현상이다.


일류 선수들은 휴식도 훈련의 일부로 관리한다. 그들에게는 훈련 중단이 아니라 '전략적 휴식'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것이다. 지쳐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엄마와 아빠에게도 필요한 것은 오히려 '죄책감 없는 오프(Off) 타임'이다. 아이가 낮잠을 잘 때 집안일 대신 같이 눈을 붙이는 것. 주말 하루는 출근했던 배우자에게 전권을 맡기고 카페로 도망치는 것. 이것은 훈련을 중단하고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내일의 경기를 위한 '활동적 회복(Active Recovery)'의 일환이다.


더 오래 뛰기 위해 잠시 멈춤을 배우는 것이다.

보디빌딩에서도 근성장을 위해 무게를 점진적으로 올리다가도, 4~8주에 한 번은 의도적으로 무게를 낮추는 '디로딩' 기간이 있다. 이 시기에 중추신경계가 회복되어 힘들었던 정체기를 뚫는다고 한다.

비슷하게 부모에게도 육아 디로딩이 필요하다. 너무 힘들 때 한 번씩 유기농 식단 대신 배달 음식을 먹거나, 장난감 정리 대신 그냥 휴식을 취하는 것은 나태함의 상징보다는 다음 주의 고강도 육아를 버티기 위한 신경계 휴식이다.

또한 진정한 활동적 회복을 생각했을 때, 그냥 누워만 있기보다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을 해야 젖산 제거와 근육 회복이 빠르듯, 나만을 위한 짧은 몰입을 하면 더 큰 회복이 가능하다. 10분간의 독서, 좋아하는 음악 듣기, 혼자 편의점 쇼핑 다녀오기 등 작은 심리적 환기가 되는 활동은 고여있던 육아 스트레스라는 젖산을 빠르게 배출해 준다. 이런 활동은 부모의 책임으로부터 도망치는 게 아니라 전략적 휴식을 통해 더 좋은 부모 됨을 지향하는 것이다.


아령을 든 팔에 경련이 오면 내려놓아야 하듯, 마음이 경련을 일으킬 땐 육아의 중량을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근손실이 무서워 억지로 든 아령은 결국 부상을 초래하니까.



오늘 쉬는 이유는 포기한 게 아니라, 내일 더 건강하게 아이를 들어 올리기 위해서다.



다음 주부터는 2장, 고강도 훈련 파트로 넘어간다.

6화부터는 육아 위기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술적인 대응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오늘의 체크리스트

□ 이유 없는 짜증이나 무기력함이 느껴질 때, 이를 '나약함'이 아닌 '오버트레이닝'의 신호로 인지했나요?

□ 내일의 육아를 위해 오늘 반드시 필요한 '전략적 휴식'이 무엇인지 정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