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점진적 과부하: 무거워진 건 내 마음일까 너일까

양육 난이도 상승에 따른 정서적 내성 형성의 메커니즘 분석

by Jinny C

처음 아이가 태어났을 때 몸무게인 3.2kg은 마치 깃털 같았다.

젖을 먹이다가 어딜 잘못 만져서 다치진 않을까, 빨갛고 작은 발과 뽀송뽀송한 아이의 볼을 정말 조심스럽게 만졌던 기억이 난다.

그리 작았던 아이가 잘 먹고 놀고 싸고 자며 무럭무럭 자라더니, 우리 아이의 몸무게는 아래와 같이 순식간에, 하지만 서서히 늘었다.

< 예방접종할 때 재본 아이의 몸무게 변화 >
2개월: 6.6kg
4개월: 7.7kg
6개월: 8.6kg
12개월: 9.6kg
13개월: 10kg...!!

1년 만에 자신의 몸무게의 거의 3배가 된 셈이다.

돌 이후로는 조금씩만 늘어서, 두 돌(24개월)에는 13kg를 넘지 않을까 예상 중이다.


약 12.5kg가 된 지금의 21개월 아이는 헬스장의 웬만한 덤벨보다 무거운 편에 속한다. 두꺼운 겨울 옷을 입히면 몇백 그램 더 무거워진다. 요새 안아달라는 아이를 들어 올릴 때마다 손목과 무릎과 허리에서 ‘두둑’ 소리가 나고, 심지어 발목까지 조금 아픈 것 같다.


아이가 참 무겁다고 느끼면서도 점점 더 무거워질 것이라는 점이 두렵기도 하다.

아이는 건강하게 성장하는 건데, 무엇이 이리도 두려울까?

두려움으로 따지자면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가장 가벼울 때인데도 가장 두려웠던 것 같기도 하다.

정말로 무거워지는 것은 아이인가, 내 마음인가, 헷갈린다.




웨이트 트레이닝의 기본 원리는 ‘점진적 과부하(Progressive Overload)’다.

근육을 키우려면 점진적으로 무게를 늘려 저항을 주어야 한다. 어제보다 조금 더 무거운 무게를 들거나, 횟수나 속도를 늘려가거나, 휴식시간을 줄이면서 자기 근육의 한계를 시험해 본다.

말로는 근육을 성장시키며 근력을 향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직접 해보면 근육이 찢어지고 다시 붙는 고통을 매번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육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여기선 육체적으로 영향을 주는 몸무게뿐만이 아니라, 부모에게 정신적으로 영향을 주는 부분 또한 마찬가지다. 아이가 성장하며 몸무게가 늘어나는 만큼, 아이의 요구 사항떼의 강도도 점진적으로 과부하가 걸린다.

처음엔 맘마를 제때에 주고 기저귀만 갈아주면 만족하던 아이가, 이제는 원하는 장난감을 사달라며 땅바닥에 드러눕는다. 떠먹여 주면 잘만 먹던 애가 갑자기 자기 고집이 생겨서 이젠 흘려도 자기가 숟가락을 들고 먹겠다고 울며 소리를 지른다.

몸무게만 무거워지는 줄 알았는데, 성격도 꽤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무거워지고 있었다.


내가 오늘 유독 힘든 건 체력이 약해져서일 수도 있지만, 그뿐만은 아니다.

육아라는 경기장에서 내가 감당해야 할 ‘중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성장에 따라 몸무게가 잘 느는 게 건강한 것처럼, 아이의 고집과 자아가 느는 것도 자연스러운 발달단계이다. 이에 따라서 부모가 들어 올리는 아이의 몸무게뿐만이 아니라, 들어주고 버텨야 하는 아이의 고집은 매일매일 늘고 있다.


사실 육아라는 코치님은 웬만한 헬스 트레이너보다 더 '잔혹한' 이유가 있는데, 오늘의 중량을 성공했든 성공하지 못했든, 내일의 중량은 분명 더 무거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기억하자. 근육은 찢어지고 회복되는 과정에서 단단해진다.

오늘 내 인내심이 찢어질 듯 아팠다면, 그것은 내 마음의 근육이 벌크업 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내 마음 근육도 찢어지고 회복되며 더욱 강해질 것이다."



오늘의 체크리스트

□ 아이가 무거워진 만큼 내 ‘마음 근육’도 벌크업 중이라고 믿어주었나요?

□ 오늘 겪은 고단함이 내 성장을 위한 ‘강도 높은 훈련’이었음을 받아들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