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의 돌발 행동에 대한 주양육자의 귀인 편향성 수정 사례 연구
상황 1. 외출 5분 전, 모든 준비를 마쳤다.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옷을 입혔고, 나 역시 오랜만에 조금 꾸며봤다. 그런데 현관문을 나서려는 찰나, 어디서 무슨 냄새가 난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가 힘을 주며 엄청 집중하는 눈빛이다. 그리곤 뭔가 해소된 듯 나를 보며 놀리는 것처럼 기분 좋게 웃는다.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스쳤다.
‘얘 혹시 일부러 그러는 건가?
내가 어제 나가자도 말해놓고 비 오니까 안 나가서 복수하고 싶은 걸까?’
상황 2. 이번엔 같이 저녁밥을 먹고 있다. 높은 아기 의자에 앉아있는 아이는 갑자기 식탁을 발로 밀으며 의자의 뒤꿈치에 의지한 채 건들거리고 있다. 위험해 보여서 나는 '하지 마'라고 말했는데, 아이는 웃으며 내려왔다가 다시 밀며 위험하게 건들거린다. 다시 한번 '하지 마'라고 해서 내려왔는데, 웃으며 다시 식탁을 발로 밀고 조금씩 건들거린다.
"안돼, 그렇게 하면 위험해. 하지 마."
아이의 발을 손으로 잡아 내렸는데도 아이는 나를 쳐다보며 웃고 식탁에 발을 밀려고 발을 올리려 한다.
'얘 지금 내 말 무시하는 거 맞지?
지금 몇 번째 하지 말라고 했는데 계속 실실 웃으면서 하는데?'
심리학에는 ‘귀인(Attribution)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결과의 원인을 어디로 돌리느냐에 따라 이후의 감정과 행동이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나는 지금 아이의 행동 원인을 ‘적대적 의도’로 돌리고 있었다. '감히' 부모에게 반항하려는 아이처럼 생각하고 있어서 혈압이 올랐지만, 이 결과의 원인을 다시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내 아이는 아직 배변훈련도 제대로 안 했을뿐더러, 외출 준비를 다 했으니 대변을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저녁을 먹을 때는 나의 '하지 마'라는 말이 도대체 무엇을 하지 말라는 건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위 상황에서는 '세게 밀지 말라는 거라면 조금만 밀면 되는 걸까' 하고 조금씩 힘을 줄여나가면서 엄마의 눈치를 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내가 엄청 스트레스받았던 것 중에 하나는 아이의 울음소리였는데, 마치 우는 것조차 나를 괴롭히려 우는 것처럼 느꼈었다.
하지만 아이가 우는 것도 마찬가지로, 부모를 괴롭히려고 우는 게 아닐 것이다. 자기가 답답하고, 힘들고, 아프고, 불편해서 도와달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아이는 나를 괴롭히려고 똥을 싸고 몇 번 던진 말을 무시한 게 아니라, 그저 그 나이에 맞는 행동을 보였을 뿐이다. 원인을 ‘성격’이나 ‘의도’가 아닌 ‘발달 단계’로 귀인하는 순간, 끓어오르던 분노는 안쓰러움으로 바뀐다.
아이가 말귀를 못 알아듣는가?
아이가 나의 말을 무시하는가?
아이가 내 뜻대로 되지 않는가?
어쩌면 지금 나이의 아이에겐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의 말을 제대로 못 듣는 단계일 수도 있고, 들리더라도 의미를 모를 수 있으며, 알아듣더라도 자신의 본능이 우선일 수도 있다.
그럼 어른의 역할은 무엇일까?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띄우며 '더 오래 살고 있는 선배'로서 인간과 인생에 대해 적절히 가르쳐주면 된다.
오늘의 훈련 팁은 단순하다. 아이가 사고를 칠 때 답답해하기보다 3초만 생각하자.
※ 하지만 누가 봐도 아이의 공격적인 행동이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꼭 적절히 훈육하도록 하자.
□ 아이의 실수를 보고 “너 일부러 그러는 거야?”라는 말이 나올 때 3초간 멈췄나요?
□ 아이의 행동 원인을 ‘의도’가 아닌 ‘발달 단계(미숙함)’로 돌려 생각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