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살아볼 만하다고 점점 느끼게 되는 건 예전에 나와 지금의 내가 조금씩 변하고 있고 조금 더 다른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봐요.
제가 왜 이런 마음이 들었는지 곰곰이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예전에 제가 즐겨하지 않았던 일들을 지금의 나이에 해보고 도전하고 있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저는 책가방을 중·고등학교 이후 메본 적이 없어요. 성인이 되어서는 책가방을 쓸 일이 많이 없었고 작은 가방이나 핸드백이 편해서 거기에 책들을 넣어 가지고 다녔죠.
하지만 요즘 저는 책가방을 자주 메고 다녀요. 그것도 아주 큼직한 가방인데요. 막내가 예전에 라트비아에 가게 되었을 때 구입했던 큰 책가방을 든든하게 메고 다녀요. 이 가방이 좋은 건 노트북을 넣기도 좋고 책들을 여러 권 넣어도 무너지지 않아서 좋더라고요. 거기다 주머니도 많아서 보조 배터리, 마우스 등을 넣어도 좋아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에코백이나 다소 큰 핸드백에 책들과 노트를 넣어 다녔는데 어깨 한쪽이 계속 기울어지더라고요. 창고에서 아이들이 잘 쓰지는 않지만 튼튼하고 큼직한 책가방으로 고르니 심마니 분들이 말씀하시는 거 마냥 말해 본다면 "와~ 심봤다!!"가 제 마음을 딱 표현하는 문장 같아요.
와 심봤다!!
최근에 저는 오래전에 선물 받은 책가방을 버리게 되었어요. 오랫동안 간직했던 가방인데요. 버리기 망설였던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선물을 받은 가방이더라고요. 이모가 막내 입학 선물로 준 가방인데요. 큰 아이는 이모가 미국에서 있을 때 선물로 책가방들을 여럿 받아서 그때 당시에는 한국에 잘 없는 캐릭터의 책가방들을 받았지만 요즘은 그런 게 흔하잖아요. 자꾸 크는 큰 아이를 보며 이모는 막내에게 아주 큼직한 가방을 선물해줬더라고요. 큰 아이가 벌써 대학생이 되었으니 오래전 이야기가 되어버렸어요.
선물로 받은 이 책가방은 아마 작은 아이 일곱 살 전후로 받았으니 10년은 고스란히 넘은 오래된 된 가방이에요. 원래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동생이 조카에게 사준 선물이라 저도, 아이들도 소중하게 잘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드디어 이 책가방과 작별 인사를 해야 할 순간이 왔더라고요.
안타깝게도 동생이 선물로 준 책가방 윗부분이 찢어져 있더라고요. 제가 매일 읽고 싶다고 생각한 책들을
몽땅 넣어서 다니니 연식이 오래된 책가방이 무게를 버티지 못했던 건 당연한 일이겠죠. 가방한테 조금
미안하기도 했어요. 너무 많은 책들을 가지고 다니는지 저를 잠시 돌아봤어요. 제가 매일 읽을 수 있는 책들만 가지고 다니는 지도 생각해봤어요. 사실 요즘 저는 궁금한 게 많아서 도서관을 열심히 다니고 있어요.
자주 가서 책들도 빌리고 책들도 읽고 있어요. 또 도서관에서 봉사도 하게 되어 예전보다 책을 빌릴 수 있는 책들이 더 많아졌어요. 그래서 책들을 많이 보고 가지고 다니며 조금씩 제 속도에 맞춰서 읽고 정리하고 있어요.
동생한테 막내가 선물 받은 책가방
바로 이 책가방에요. 색감이 참 예쁘죠? 조금 색감이 튀어서 가지고 다니기를 망설였는데 아이들은 자신의 책가방을 저 보고 가지고 다니라고 말하는데 그게 제 마음대로 쉽게 손이 가지 않더라고요.
아이들 물건은 엄마가 쓰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혹시 제가 쓰다 찢어지면 하나 또 사줘야 하잖아요. 그럼 조금 난처해지잖아요.
생각지도 못한 지출이 들기도 하고요. 이런 불상사가 생기면 아이들에게 책가방을 사줘야 하니 아이들 책가방은 아이들이 쓰고 아이들이 잘 쓰지 않는 책가방은 제가 쓰고 이런 게 좋더라고요.
엄마들은 본래 좀 그런 마음이 있어요. 왜 있잖아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 마냥 주고 또 주어도 더 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바로 그런 게 엄마의 마음,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아닌가 잠시 생각을 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