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서관 봉사를 시작한 후 자주 동네 도서관을 방문하고 있는데요. 어른들이 읽는 책 중에서 동화책이 마음치유가 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사실 생각해 보면 어떤 매체를 통해서도 마음의 치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매체가 음악이 될 수도 있고, 그림이 많은 시나 동화책이 될 수도 있고, 소설책이나 에세이집 등이 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저는 아이들이 어릴 적에는 동화책들을 많이 읽어준 거 같아요. 어릴 때 부모님께서 전집을 사주셔서 그 얇은 종이로 된 두꺼운 책들이 저에게는 다소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고, 무엇보다 끝까지 읽은 책들이 없어서 저희 아이들에게는 자주 도서관을 방문하거나 근처 서점 특히 가까운 교보문고를 통해 책들을 사기도 했고 중고서점을 알고 난 후에는 중고서점을 자주 방문하여 책들을 읽고 구입하기도 하고 되팔기도 했어요.
아이들이 어릴 적에 동화책을 읽어줄 때를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저 의무감에 읽어주었던 것 같은데요. 요즘은 도서관 봉사를 시작하며 제가 재미있어서 관심을 갖고 즐겁게 보기 시작한 거 같아요. 사실 '동화책은 아가들이나 어린 꼬마 공주님이나 왕자님들이 보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던 적이 태반이었다면 지금은 도서관에서 몇 권의 책들을 읽고 제 시각이 조금 변화됨을 느낍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무슨 동화책이야~ 낯설어! 동화책은 아가들만 읽는 거지'라고 생각하셨다면 저와 함께 이 책을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동화책을 가끔씩 들여다보고 있을 때면 글 밥이 적고 그림이 많아서 시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왜냐하면 시는 음미하며 좋아하는 간식거리를 조금씩 꺼내서 먹는 거와 같다고 여겨져요. 저도 제가 좋아하는 어릴 적 추억이 가득한 과자들은 한꺼번에 다 먹지 않고 식탁 모서리에 세워두고 조금씩 꺼내 먹기도 하고 또 밀봉을 열심히 해서 나중에 먹을 때 눅눅하지 않게 먹으려 노력하기도 해요.
무엇보다 동화책이 시 같다고 느끼는 점은, 시는 어제 읽은 시와 오늘 읽은 시가 다르고 작년 읽었던 시와 올해 읽었던 시가 다르듯, 동화책도 비슷한 맥락을 띄고 있더라고요. 어제 읽고 올려놓은 동화책을 다시 손에 들고 오늘 아침에 읽은 동일한 동화책이 몇 년 전에 읽고 다시금 최근에 읽은 동화책과는 완전히 저에게 다가오는 게 틀린 거 같더라고요. 동일한 동화책을 시간차를 두고 읽었을 뿐인데 말이죠.
그럼 이제부터 간단히 책 소개를 해볼게요. :)
책 제목은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이에요.
글과 그림은 앤서니 브라운 작가님이 쓰셨고요. 옮긴 분은 서애경 선생님이세요.
펴낸 곳은 웅진 주니어랍니다.
이 글의 주인공은 어렸을 적 커서 뭐가 될지 몰랐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뭐가 되고 싶은지, 꿈이 뭔지, 원하는 게 뭔지 잘 모르고 살잖아요. 이 주인공 분도 그러셨던 거 같아요. 그런데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 알게 되고 경험한 큰 계기가 있었던 거 같아요.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 중
그건 바로~~ 어머니의 생신날 색다른 곳으로 나들이를 갔다 온 후인데요. 아~하~ 그 계기로 커서 무엇을 하게 될지 알게 되셨나 봐요.
인생의 엄청난 터닝 포인트를 맞게 되신 계기가 과연 어떤 거였을까요?
주인공 분은 가족들 그러니까 아빠, 엄마, 형과 함께 '미술관 나들이'를 다녀오게 됩니다.
처음에 형과 아빠는 가기가 싫은지 엄마와 주인공 분(막내)과 멀찍이 걸어가고 계시는데요.
웅장하고 큰 미술관에 다다르게 됩니다. 와~ 어마하게 커요.
형은 미술관 구경이 그다지 좋게 느껴지지 않았는지 그림에 몸을 기대고 있다가 미술관 관리인한테 한 소리를 듣기도 해요,, 그런 형의 기분을 풀어주려는 듯 아빠는 웃긴 이야기를 계속하시는데 형은 그만~ 저 멀리 딴 곳으로 가버려요,, 아빠와 대면 대면하는 사이인 걸까요?? 아빠가 얼마나 무안하셨을까요,,
아빠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분위기를 좋게 하려고 노력하세요.
아빠가 그림들을 보며 썰렁한 이야기를 계속하시는데 아이들은 계속 썰렁~하게 반응을 한답니다,,
이 책의 아빠의 모습 속에 우리들의 아빠의 모습도 보이는 거 같아요.
저의 어릴 적을 생각해 보면 일로 바쁘신 아버지 모습만 생각이 나거든요,, 가끔 술에 취해서 모라고 하신 것도 같고요. 아무튼 아주 바쁘셨던 아버지 혹은 집에서 서랍 정리를 열심히 하시던 아버지의 뒷모습이 기억에 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어떤 느낌이 드실까요? 이 글을 쓰며 저도 여러분이 느끼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
아빠는 하나의 그림 작품을 보며"이건 제대로 된 그림이라고 할 만하군. 이 사자 좀 봐라. 정말 진짜 같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세요. 이 작품은, 조지 스티븐스의 <사자의 공격을 받은 일>이라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Horse Devoured by a LIon이라고 하시네요. 그러는 동안 엄마는 주인공 분과 함께 그림 구경을 하세요. 이 책에 나온 그림들이 꽤 많이 있어요. 아이들이 있으시거나 미술관에 관심이 있으시면 함 읽어보셔도 좋을 거 같아요.
집에 돌아오는 길에 선물 가게에 들러 산 스케치북도 있어요. 거기에 예쁜 노랑 펜과 하늘 펜도 있어요.
여러분은 어떤 색을 좋아하세요? 저도 노랑과 하늘색을 좋아한답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 중
돌아오는 길에 모두 기분이 좋아져서 아빠와 엄마는 함께 꼬~옥 붙어서걸어오시구요.
동생과 형은 양팔을 쭈~욱 벌리고 난간을 걷기도 한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엄마는 재미있는 그림놀이 방법을 가르쳐 주셨는데요. 엄마가 할아버지랑 예전에 하던 놀이라고 해요.
어떤 방법이 나면요?
첫째, 아무 모양이나 누가 하나 그립니다. 어떤 모양이든 괜찮아요.
둘째, 다른 사람이 그 모양을 다른 것으로 바꾸어 그립니다.
아주 간단하지요?
그림을 보면 좀 더 쉽게 이해가 가실 거 같아요.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 중
책의 가족은 집에 오는 길, 내내 그림놀이를 했다고 해요. 그 이후로 책의 주인공 분(막내)은 어른이 된 지금까지 쭉~ 그림놀이를 하며 살고 계시다고 합니다.
아참, <예술의 전당>에서 앤서니 브라운의 원더랜드 뮤지엄에 관해 전시한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가정의 날 다소 몸은 피곤하지만 그래도 커나가는 귀엽고 소중한 아이들과 혹은 나 혼자만의 쉼을 위해 다녀오시면 어떨까요?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셔서 화창한 봄날에 나를 위한 쉼, 그리고 나에게 혹은 가족들에게 쉼과 함께 하는 마음의 선물을 전달하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