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stereotype)의 사전적 의미는 집단을 범주화하는 단순화된 도식의 하나로, 특정 개인의 독특한 개성이나 개인차 혹은 능력을 무시한 채, 단순히 그 개인이 특정 집단 구성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그의 개성이나 특성, 능력을 특정하게 또는 특정 범주로 귀속시키는 관념이나 기대를 말한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사람들의 행동을 결정하는 잘 변하지 않는 굳은 생각 혹은, 지나치게 당연한 것처럼 알려진 생각을 뜻한다.
막내의 이름은 쩜알이다. 쩜알이는 점처럼 작은 아가라고 내가 붙여준 이름이다. 보통 아가들은 3kg 전후로 태어난다. 큰 아이는 3.45kg로 태어나 12개월이 지나 마구 움직임이 많아져서 열이 난 것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아픈 곳 없이 유아시절을 보냈다. 반대로 막내 쩜알이는 내가 웅크리고 앉아서 몇 시간 동안 수업을 한 여파인지, 늦게 잔 것이 문제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한 달여를 일찍 태어났고 몸무게도 2.2kg으로 태어났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산후조리원에서 꽤 큰 병원에서 옮겨온 장염으로 다른 아가들이 아파할 때 막내 쩜알이는 더 심하게 앓았고, 그로 인해 나는 쩜알이를 안고 이틀 만에 산후조리원을 나왔다. 그리고 다시 쩜알이가 태어난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가게 되었다. 나의 임신중독증으로 인해 아가가 태어났을 때의 위기 상황을 대비하여 신생아 집중치료시설을 중심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나를 본 간호사 언니는 깜짝 놀라며 “아가를 이렇게 만들어놨는데 그냥 조용히 나오셨어요? 고소라도 하세요”라고 말했다. 아가를 신생아 집중치료시설에서 보름간 봐주었던 간호사 언니가 나보다 더 흥분하며 그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도 그럴 것이 아가 컨디션이 내가 봤던 것 중에서 제일 안 좋았다. 거기에 장염까지 걸렸으니 신생아인 쩜알이는 열이 나는 건 당연했고 지금도 생각하면 아주 많이 속상하다. 이 간호사 말대로 ‘정말 고소 아니, 항의라도 할까 보다.’라고 생각했지만 그럴 시간에 아가 소독기랑 그 외의 것들을 더 잘 준비해서 아가가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픈 몸을 이끌고 이리저리 아가 용품들을 더 준비하러 다녔다.
멈춰있을 것만 같던 시간이 흘러 막내 쩜알이는 퇴원을 했다. 퇴원 후 바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 신생아를 담당하는 소아과 선생님을 만나 뵙게 되었다.
아가 쩜알이를 보신 선생님은 대뜸 “이 아기는 작게 태어나서 보통 아기들보다 발육도 늦을 거고 100번째에서 90번째로 작게 자랄 수 있어요”라는 말씀을 하셨다. 속상해하는 나를 보며 워낙 작게 태어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보통 아기가 아프면 모든 게 엄마 탓이라는 생각을 한다.
소아과 병동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막내 쩜알이를 키우는 것은 큰 아이를 키울 때와 너무나 딴판이었다. 큰 아이 때는 적어도 두 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서 분유를 먹고 한 5-10분 정도 안고 있으면 트림을 했던 거 같은데, 막내는 두 시간에 한번 일어나는 거 말고는 큰 아이와 완전히 딴판이었다. 먼저 두 시간마다 일어나서 아가에게 모유를 먹이는데 거의 50분-1시간이 걸렸다. 아가를 안고 먹이고 트림을 시켜야 하는데, 목 넘김이 약해서인지 큰 아이가 5-10분 정도면 했던 트림을 30분을 안고 있어야 겨우 내 귀에 들리는 약한 소리로 “끼~이익” 했다. 그 소리도 너무 작아서 한없이 안고만 있어야 했다. 그렇게 1시간 반이 흐르면 쉴 새도 없이 막내 쩜알이는 일어났다. 그러면 나는 또 막내를 안고 먹이고 트림을 시키는 것을 반복했다. 3-4개월은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아이를 돌봐야 했다.
제일 달라진 것은 바빠진 남편 때문에 거의 아가를 나 혼자 돌봐야 했다는 점이었다. 돌봄이 아줌마를 모셨지만 출퇴근을 하는 아줌마셨다. 그래도 아가를 안고 돌보는 것은 내가 전담으로 했고 돌봄이 아줌마는 아가 빨래와 미역국 등의 음식과 청소를 도맡아 해 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돌봄이 아줌마가 계시던 그 2-3개월의 기간이 제일 편했던 시기인 거 같다.
이렇게 막내 쩜알이는 태어났고 작게 태어난 꼬마 공주는 가족들의 보살핌과 염려 속에 무럭무럭 자라났다. 궁금하실 수 있으니 막내 쩜알이의 발육상태만 말씀을 드리면 지금은 세상 크다. 제일 작은 아이들 그룹에서 클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막내 쩜알이는 언니보다 키가 더 크다. 보통 또래 친구들보다도 키가 크다. 지금은 너무 잘 자고 너무 잘 먹고 아프지도 않고 감기도 일 년에 한 번 미만으로 걸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