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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엄마 지니 Jan 22. 2024

<까칠한 재석이가 폭발했다>

아이들에게만 짐을 너무 떠넘기는 건 아닌가 싶어서 마음이 씁쓸해진다..


재석이 시리즈를 여러 권 읽고 리뷰를 한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아주 유명한 청소년 소설이라서 도서관에서 대기를 한참 기다렸습니다. 이 책을 비롯해서 제가 읽었던 재석이 시리즈 책이 있습니다만 이번 재석이 시리즈 중 <까칠한 재석이가 폭발했다>는 작가님이 심혈을 기울여서 자료조사를 면밀히 한 게 내용 곳곳에 눈에 띕니다.


"아이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은 귀하고 소중한 존재다. 단 한 사람이라도 고통받는 학생에게 귀 기울여 주는 학교, 대화를 통해 아픔을 보듬어 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작가 고정욱('까칠한 재석이 시리즈'를 쓰는) 서문 내용이다.


이 책은 학교 폭력과 왕따를 주제로 삼아 처음부터 바쁘게 일하고 사회에서도 꽤 성공한 부유한 워킹맘을 둔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의 왕따 당함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리고 또 다른 부유한 부모 밑에서 전교 1등을 하는 모 고등학생 남자아이는 자신의 부모의 돈과 빽을 배경 삼아서 돈이 없지만 힘은 있는 아이들을 뒷배경 삼아서 아이들을 괴롭히고 돈을 갈취한다. 여기서 괴롭힌다는 뜻은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왕따를 시키고 때리고 아이들을 시켜서도 왕따를 시킨다.




학교가 기능을 상실한 지 꽤 되었다고 감히 말한다. 학교, 학부모, 아이들, 교육행정 이 모든 것이 엇박자라서 이렇게 더 심한 아이들 간의 문제가 더 문제시되고 아이들은 막다른 길에 도저히 지금의 나를 어느 어른 하나가 도와줄 수 없다는 걸 처절히 깨닫고 목숨까지 저버리며 자살을 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이유 없이 당하는 왕따로 학교를 전학하고 다시 대학 입시를 위해서 몇 년간 떠났던 동네로 들어온 주인공 고등학교 학생은 자살을 했다. 너무나 비슷한 이야기들이 지금도, 내 옆 동네와 앞 동네에서 벌어지고 있다.





"중간고사가 모두 끝났다. 학생에게 있어 시험은 마치 대나무의 마디 같은 것이다. 대나무가 성장하려면 한 번씩 맺어 주어야 하는 마디, 속이 비어 있어도 곧게 높이 자랄 수 있게 해 주는 마디. 그렇게 마디를 맺으며 대나무는 자란다. (...)" 나는 학교가 기능을 상실했다고 감히 생각한다. 그래서 이 학교 시스템으로 아이들이 대나무처럼 성장한다는 건 동의하지 않는다. 거기에는 학부모의 과도한 역할과 살인적인 입시체제, 그리고 이러한 무한 경쟁에 내몰리는 아이들이 가해자도 되었다가 피해자도 된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언제나 약한 아이들만이 피해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은 변할 수 없는 진리인가.. 싶어서 마음이 좀 아프다. "노인이 빨리 죽겠다는 거하고, 노처녀가 시집 안 가겠다는 거 그리고 장사꾼이 본전에 판다는 거에 '우리 반에는 왕따나 학교 폭력이 없어요' 이렇게 말하는 선생님도 추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_p.126


"너희들은 정말 잘하고 있는 거야. 그렇지만 다른 아이들봐라. 저렇게 들어앉아서 죽어라 공부만 하고 입시만 준비하니 꾹꾹 눌려 쌓였던 감정들이 터지면서 누군가를 괴롭히는 거로밖에 해결할 방법이 없는 거지. 건전한 감정 조절 능력을 경험해 보질 못한 거야." _p.130


"그럼 선생님, 학교 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이들 사이의 권력 구조를 깨야겠네요." _p.131


"(...) 아이들이 일진을 두려워하면서도 부러워하는 이유는 조직 안에 들어가면 보호를 받고 자기를 대신해 다른 아이들과 싸워주기도 하며 방어막 역할을 해 주기 때문이다."_p.179


학교 폭력을 경험한 초등 부모의 반응은 조금 이해가 안 되고 또 이게 현실인가 싶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학교에다 말씀하시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은데요."


"내가 기업을 경영하고 있잖아요. 부끄럽지만 사업과 가정 다 잘 돌보는 야무진 여성 사업가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우리 아이 이야기가 드러나면 좀 곤란하거든요. 공교롭게도 (...)" _p.27


부모, 학교의 대처 등이 안타깝다. 계속 아이들 간에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은 최소한으로도, 최대한으로도 아이들을 위해 해결되지 않은 것이라 마음이 씁쓸해진다.





이 책은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한번 읽어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고민을 해봤는데 작은 거라도 부모에게 바로 말해줄 수 있는 부모와 아이들 간의 유대감이 진실되게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만 짐을 너무 떠넘기는 건 아닌가 싶어서 마음이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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