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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Sep 11. 2020

개월수

아이를 키우며 버려야할 것들 BBvsAB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궁금한 건

개월에 따라 아이가 어떻게 변하는가이다.


아이가 없던 BB시절에는

아이의 '개월수'는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알 수도 없었다.


아이를 보고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민하며

애써 생각난 질문,

'어머 몇 살이에요?'라고 물으면


아이 엄마들은

'20개월이에요'

이런 식으로 답하는데


그냥 몇 살이라고 하면 되지

왜 굳이 개월수를 말하나 싶기도 했다.


그래서 개월 수를 듣고

'아, 한살이군요.'

이렇게 답하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내가 AB가 되고 보니

내 아이 개월수에 따른 발달사항도 궁금하고

다른 아이의 개월 수도 무지 궁금했다.


원래 낯선 사람에게 말을 잘 못거는 스타일인데도

어떤 때는 너무 궁금해서

못 참고 물어본 경우도 꽤 많았다.


그리고 나도

다른 사람들이

아이의 나이를 물으면

자연스레 개월 수로 답하게 되었다. ㅎㅎㅎ


아이를 키우며 몇 개월에 따라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는지가

참 궁금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가 처음에는

진짜 아무 능력도 없이 태어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손가락은 물론이고

팔도 자기 맘대로 못움직이는데

그런 아이를 지켜보며

도대체 이런 아이가

언제 걷고 말하는지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엄마로서 걱정은

우리 아이가 발달 개월 수에 따라

발달을 못하면 어쩌나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이를 키우며 발달사항에 따른 질문 중에

가장 처음 접하게 되는 질문은

'아이가 걸어요?'

혹은

'아이가 언제 걸었어요?'

라는 것이다.


특히 우리 아이가 14개월에 걸었는데

나는 그다지 급한 마음도 없고

아이마다 다르다 생각했지만


가끔 아이의 걸음에 대한 얘기나

질문을 들을 때면

불편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때 오죽하면 김연아가 몇 개월에

걸었을까가 궁금하기도 했다.ㅋㅋㅋㅋㅋㅋ


꼭 묻지 않아도

아이를 보고도

'몇 개월이에요?

늦게 걷는 아이가 똑똑하대요.

우리 아이도 늦게 걸었어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 외에도

개월수에 따른 발달사항은

정말 많다.


가끔 인터넷에서

개월 수에 따른 발달사항을 정리해서

일일히 자기 아이와 맞춰서 써놓은

엄마들을 보게 되는데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어떤 경우는

현재 자기 아이가 할 줄 아는 말이라며

거의 A4용지 한 장을 쓴 걸 보고는

난 우리 아이가 몇 개의 단어를 말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30개월이 되고나니

저런 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ㅎㅎㅎㅎㅎㅎ

무슨 소용인가...라는 말은

소용없다는 얘기가 아니라


엄마로서 정말 할 일도 많고 피곤한데

개월에 맞는 발달 사항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챙기는가이다.


물론, 아이마다 다르다는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이른둥이도 있고

아프게 태어난 아이도 있다.

그런 아이들이라면

더더욱 발달 사항이 신경쓰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아이 못지 않게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너무 엄마들이 개월 수에 연연한다는 것이다.


아이는 아이마다 자신만의 개월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문가가 만든 개월수의 기준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거에 맞게 자라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키나 몸무게만 해도 정말 다양하다.


겪어본 바로는

딱 두 단계가 중요했다.


걷기 시작했을 때

말하기 시작할 때


이 때 아이들은 다른 것도 폭발적으로

발전하는 것 같았다.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서

'직립보행'이 준 인류의 변화를

비로소 이해하기 시작했는데

두 손이 자유로워진다는 건

다른 차원의 발전을 주었고

그래서 엄마는 무척 힘들었다.


아이가 말하기 시작하면서

또 엄청난 변화가 왔다.


아이 키우는 일이

엄청나게 수월해지는 때는 없다는 전제하에

조금 수월해지는 때를 꼽으라면

걷고, 말할 때인 것 같다.


혹시나 이 글이

특수상황에 있어서

발달사항을 걱정하고 있는

엄마들에게는 도움이 안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 아이가 어떤 아이더라도

아이만의 발달 과정을

엄마가 함께 하겠다는 생각으로

발달사항을 지켜본다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 쓴 글이다.


그저, 아이의 개월 수 따위는 잊고

실제로 아이가 발달해 가는 과정을

충실하게 따라가는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앞서서 걱정하며

아이가 뒤쳐질까봐

전전긍긍하기 보다는


개월 수에 따른 발달사항은 잊고


지금 한번 더 아이의 손을 잡아 주고

한번 더 아이를 안아 주고

한번 더 아이의 눈빛을 쳐다봐주고

한번 더 아이에게 따뜻한 목소리로

말 걸어주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물론 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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