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며 버려야 하는 것들 BBvsAB
결혼을 하기 전에 혹은 결혼은 한 후에
명절이 싫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쭉 둘러앉아 온갖 친척들이 모여 밥을 먹으며
누구라 할 것도 없이
"언제 결혼하냐?"
"남자 친구는 있냐?'
라는 질문을 쏟아내는 것이었다.
결혼만 하면 그런 질문은 안받겠지 싳었는데
결혼을 하니 이번에는
"애는?"
이란 질문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 후에는 어디 한약을 먹으라는 둥,
나이가 있으니 인공수정이 어떻겠냐는 둥
참 남의 일에 말도 많다 싶었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나니 그런 대화의 자리에 끼기도 어려워졌다.
명절이라고 누가 대신 아이를 봐주지 않는 한
혼자 육아를 하는 것과 사람 많은 데서 '육아'를 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아이들끼리 어울려 노는 것도 어느 정도 커야 가능하고
최소한 돌까지는 엄마가 돌보고 있어야 한다.
아이를 쫓아다니는 일 때문에 그 외 다른 일이 좀 면제가 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별로 즐겁지는 않다.
아이가 생기고 첫 번째 설날에는 6개월인 아이가 장염을 앓는 바람에
시댁에 가지 못했다.
명절 때마다 시댁에 가는 스트레스가 있는 며느리로서
시댁에 가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일 수도 있으나
그 이유가 애가 아픈 거라면
그다지 좋은 이유는 아닌 것 같다.
아이가 생긴 후로는 명절의 또 다른 얼굴을 보게 되는 것 같다.
어쨌든 모두가 즐거운 명절은 이상형일 뿐.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명절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