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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Sep 11. 2020

달콤한 작별

아이를 키우며 버려야 하는 것들 BBvsAB

연애 시절 데이트를 끝내는 그 순간,

아쉽기도 했지만 달콤한 작별이 있었다.


작별이 달콤했던 이유는

작별 후 나만의 세계로 돌아오는 해방감이랄까.


집에 돌아와 하이힐을 벗는 순간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두고 온 아쉬움이 아니라

긴장감에서 벗어나 이젠 쉬어도 된다는 안도감도 있었다.


그리고 다음 데이트를 기대하는 그런 느낌도 있었달까.


그런데 아이와는 좀처럼 긴장을 늦출 수가 없게 된다.

엄마에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자는 동안 같이 맘 편하게 잘 수 있는 엄마도 있으리라.


그러나 아이가 엄마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

또 곤히 잠들어 있어도 마음이 편치 않다.


내일의 할 일이 하나 둘씩 떠오른다.

그러다가 어느 새 아이를 대학보내고 시집 보내는 소설까지 써보기도 한다.


어느 책에선가

엄마는 아이가 잠들 때까지 '각성 상태'라 했다.

'각성'이라 하면 무슨 약 같은 걸 먹어서 오는 그런 상태가 아닌가 말이다.ㅠ

그런데 그 말로는 부족하다.

아이가 잠들어도 놓치 못하는 긴장의 끈이 있다.

그래서 육아엔 끝이 없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닐까.


어쨌든 육아는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전이다.

1-2년만 키울 것도 아니고

앞으로 나머지 인생은 엄마로 살아가는 것이다.

엄마이기 전보다 엄마로 살 날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아이가 잠든 그 순간만이라도

온전히 마음 놓고 잠을 자도 되지 않을까.

연애할 때처럼 남자 친구와 헤어지는

그런 달콤한 작별같지는 않아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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