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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Oct 29. 2019

3% 영재는 sky에 갈 수 있는 걸까?

입시의 기초-유아맘에서 고등맘까지 함께 읽는  


1. 시작하며


모든 시작은 개인적인 호기심에서였다.


아이를 키우며 젖먹이 시절에는 몰랐지만 아이가 4,5세로 접어들면서 독서, 영어, 수학, 심지어 과학까지 수많은 교육 이슈를 접하게 되었다.


아이에게  무엇을 시킬까 고민하기 전에 이 모든 교육 열풍이 어디에서 왔을까, 왜 이렇게 난리일까?


이런 근본적인 물음이 있었다.


돌 때부터 시작되는 영어 교육과 각종 교구들을 보며 개인적인 궁금증으로 공교육에서 영어를 시작한다는 초등학교 3학년 영어 교과서, 수능 영어시험 문제를 보았는데 수능 영어 시험은 내가 대학 시험을 볼 때보다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았는데 초등학교 3학년 영어 교과서는 충격적이었다.


abcd가 아니라 다 짜고 짝 '회화'로 시작하는 교과서는 내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배웠던 영어 교과서보다 훨씬 어려워 보였다.


그래서 내린 개인적인 판단은 초3 때 바로 영어 공부를 시작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었고 어떤 형태로든 어렸을 때 영어를 접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나하나 궁금한 부분들을 나름대로 데이터를 찾으며 연구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이 발달한 좋은 시대라는 게 수능 기출문제, 각종 대학 입학 요강, 특목고 카페, 유튜브의 강연 등 얻을 수 있는 자료는 무궁무진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하느냐의 문제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입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어린아이를 둔 엄마들은 당장 방문학습 회사 선택에는 관심이 많지만 '대학입시'에는 관심이 없었다. 

흔한 오해가 부모들이 대학에 목숨 걸고 어렸을 때부터 사교육에 쏟아붓는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대학을 염두에 둔 엄마들은 많지 않았다.


물론 대학을 생각하는 엄마들은 있지만 건 막연하게 이렇게 하면 좋은 대학에 가겠지 혹은 설마 대학 하나 못 가겠어하는 안일한 생각이 주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앞으로 15년 후 정도는 너무 먼 미래고 또 그때는 대학 입시가 '많이' 또 '쉽게' 바뀔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인데 이 '믿음' 또한 모순인데 대학 입시가 쉽게 많이 바뀔 것이면 지금 '영어' 교육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나는 먼 미래라고는 하나 결국 먼 미래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고 또 한몫한 것은 내가 나이가 많은 엄마라는 사실이었는데 나이가 많다 보니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실감을 하고 있어서 앞으로 15년이라고 해도 결코 먼 미래가 아니라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에 대학입시가 쉬워질 것이라 전망하면 지금 교육에 힘을 쏟지 않아도 되고 반대로 대학입시가 어려워질 것이라 전망하면 지금부터 교육에 신경 써야 한다.

아니 아예 방향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내 생각은 당장의 방문학습, 영어교재, 수학 학원을 고민할 게 아니라 '대입'을 이해한다면 조금 더 현재 학습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당연히 '대학'이 전부가 아니라 생각하고 '대학' 말고 다른 길이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 예외나 소수를 생각하기 어려운 건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시간과 돈, 모두가 제한된 사람들이다. 

그러니 가장 보편적인 '대학'을 상정하고 고민하는 것이 평범한 고민일지도 모르겠다.


2. 데이터로 생각해보자


일단 나는 모든 '~카더라'라는 얘기를 접어두고 내가 궁금한 것들을 '데이터'를 통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럼, 첫 번째 주제인 '3%' 영재는 'SKY'에 갈 수 있을까? 를 생각해 보기로 했다.



왜 3%냐면 유아들에게 지능검사를 해서 3%라면 '영재'라 하고 '영재'에 맞는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하는 

보편적인 이론이 있기도 했고 또 사교육 영재교육 기관에서 실제로 아이큐 테스트 검사를 해서 3% 일 경우 교육을 시키는 시스템이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난 참고로 우리 아이 지능테스트를 해보지 않았다.

앞으로 혹시 할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할 계획이 없다.

(이 글을 쓸 때까지만 해도 이런 생각이었는데 결국 생각이 바뀌어 웩슬러 검사를 만 6세가 지나고 해 봤다.)

가장 일차적인 이유는 우리 아이가 평범하다고 생각해서였고 또 3%가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봤기 때문이다.



일단 3%라는 것 자체가 주는 '대단한' 느낌이 있다. 그리고 주변에 누가 지능 검사를 해서 '3%'가 나왔다고 하면 부럽고 얼마나 똑똑하면....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3%가 15년 후 SKY를 보장할 수 있을까?

만약에 어렸을 때 3%였는데 SKY가 아닌 다른 대학을 갔다고 한다면 사람들은 쉽게 '어렸을 때 영재가 평범해졌다'라고 할 것이다.


물론 대학이 전부가 아니다. 다른 엄청난 능력으로 대학이 아닌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소수가 될 것이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고3이 되면 '대학'이 하나의 선택지가 될 것이다.

그 경우를 가장하는 것이다.


자, 이제 데이터로 생각해보자.

현재 5세, 6세, 7세 등 각각의 나이 아이들이 몇 명인가를 알아보자.

그중에 3%라는 것이니까.


물론 다 지능 검사를 하지는 않을 테지만 지능 검사를 하건 안하건 3%라는 건 인구 통계를 기반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다.


100명 중에 3등이라는 것이니까 실제 우리나라 인구 연령에 대입해보면 된다.


우리나라 인구는 통계청에서 보면 된다. 

2016년 0-4세 인구수가 2,192,603명이고 그것을 0세부터 4세니까 5로 나누었다.


약 43만 명이 나온다.

그럼 43만 명 중에 3프로는 13,155명이 된다. 즉, 3%라는 건 만 3 천명쯤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러면 현재 SKY 입학정원은 몇 명인가?

간단하게만 서울대가 약 3천 명이다. 그래서 SKY를 합치면 대략 만 명정도가 된다.


현재 입학 정원에만 대비해도 3% 숫자인 만 3천 명 보다 SKY 정원 수가 적다.

거기에 대입을 생각할 땐 현 고 3만이 아니라 재수, 삼수 n수생 숫자까지 고려하면 

한 해 3% 만 3천 명 중에 만 명이 아니라 더 많은 숫자 중에 만 명을 추려야 한다는 계산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사실 하나는 이미 결정 난 사실로 2023년까지 대학 입학 정원은 전체 10만 명을 줄일 계획이라고 한다.


앞으로 대학이 남아돈다는 소리도 있지만 그건 순전히 현재 대학의 숫자나 입학 정원을 얘기하는 것이고 대학 또한 학생 수가 줄어들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방대 교수들의 자리가 위험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앞으로 5년 후의 이야기인데 15년 후엔 더 줄 것이라 전망해야 한다.

그렇다면 SKY도 당연히 정원은 줄어들 것이고 만 명 이하가 된다고 가정해야 한다.


아까도 말했지만 현재 6세 3% 숫자를 현재 sky에 대입한 거니까 그러니 현재 3%가 SKY를 보장해주지 못한다.


더구나 대학은 다양한 과가 있다. 문과, 이과는 물론 예체능까지 있다.

아이큐로 설명할 수 있는 과에서 예체능을 제외한다면 그 인원수는 실로 엄청나게 적은 수이다.


그러니 3% 영재가 SKY를 못 가는 일이 영재가 평범해져서나 혹은 영재를 키울 수 없는 시스템 문제가 아니라

단순한 사회적 구조라고 볼 수 있다.


3. 내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그래서 난 이 글을 쓰려고 생각했다.

3% 영재가 어떤 다른 문제로 평범해지거나 실패한 인생을 사는 게 아니라

그냥 그럴 수 있음을...... 엄마가 깨닫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 아이가 3%가 현재 아니라고 해도 크게 낙담할 필요가 없다.

아이큐 검사(즉 흔히 하는 웩슬러 검사)도 인간이 만든 검사인 거고 그것 또한 '시험'이란 하나의 형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은 자라면서 아이큐 검사가 아니라 수많은 형태의 '테스트'를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것은 '아이큐(지능)'이기보다는 얼마나 담대하게 '테스트'를 보느냐 하는 '태도'가 더 중요할 것이다.


나는 그것을 '세상을 내 편으로 만드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금 아이가 조금 영특하다고 해서 아이큐 검사를 받으러 끌고 갈 것인가.

차라리 그 비용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 책, 외식 등등 수많은 다른 기회를 선택할 것인가는 엄마의 몫이다.


덧> 당연히 대학이 전부가 아니고 다른 길이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대학을 상정한 이유는 어떤 가치관으로 어떤 삶을 살더라도 고3 때 한 번은 만나게 된다고 한다.

얼마 전 실용음악과 경쟁률이 600대 1이란 걸 보며 놀랐는데 이 숫자가 의미하는 건 그 해에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숫자와 경쟁률이라고 볼 때 그 들에게 과연 ‘대학이 아닌 다른 길을 택하라’라고 간단하게 말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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