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 돼지가 몇 마리쯤 살고 있을까?
사진제공: 조엔, 22년 12월 28일 수요일, 운동 클럽 멤버들과 송년파티
흔한 삽겹살 파티의 모습입니다.
아마도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삼겹살도, 목살도 아닌 신문지네요.
급조된 삼겹살 파티에서 바닥에 신문지를 깔아야죠. 그래야 나중에 바닥이 더러워지지 않으니까요.
우리가 이렇게 맛있게 삼겹살을 먹는 동안 돼지에겐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무수히 돼지와 스쳐갔을지도 모르지만,
나의 의식을 돼지에게 붙잡히게 된 계기는 독서 모임에서 접한 책 한 권 때문이었습니다.
다소 무미 건조해 보이는 제목, '돼지 이야기'를 펼치고서는 첫 줄을 읽고 한 참을 생각했습니다.
2010년 겨울, 우리 나라에는 돼지가 1000만 마리쯤 살고 있었습니다.
<<돼지 이야기>>유리 작, 이야기꽃 출판사
돼지가 1000만 마리면 많다고 생각하시나요? 적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님 적당한 걸까요?
기준이 없으니 알쏭달쏭할 겁니다.
대한 민국 인구가 현재 5천만입니다.
그러면 국민 5명당 한 마리의 돼지가 길러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트에 가면 당장이라고 돼지 고기를 살 수 있는
이런 시스템을 위해 길러지는 돼지의 수가 천만마리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천만 마리의 돼지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그래서 이 책 제목이 '돼지 이야기'입니다.
인간의 먹이로 길러지는 돼지가 어떤 삶을 살게 되는지 글과 그림으로 보여줍니다.
글은 일반적인 돼지이야기이지만, 그림은 한 마리의 돼지의 일생입니다.
어미 돼지는 새끼 돼지를 분만하는 도구로서만 사용됩니다.
분만을 한 어미 돼지는 3주만에 다시 사육틀로 와서 인공 수정으로 임신을 하고
태어난 새끼 돼지는 여섯 달만에 도축장으로 가게 됩니다.
그러다 구제역이라는 전염병이 돌게 되면 '살처분'을 하게 됩니다.
뉴스에서나 보던 살처분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이 책에는 자세하게 나옵니다.
가축을 살 처분할 때 동물이 고통스럽지 않도록 산 채로 구덩이 묻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이 법은 지켜지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구덩이로 쫓겨간 돼지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외출.
2010년 구제역으로 330만 마리 정도가 살처분 되었다고 합니다.
한편, 우리는 구제역으로 '삼겹살' 가격이 올랐다는 뉴스를 접하고
삼겹살을 풍족하게 먹을 수 없음을 안타까워 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먹이 사슬 최고에 있다는 인간이 각종 먹거리를 풍요롭게 먹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돼지 이야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나와 돼지의 '첫만남'이었습니다.
앞으로 아주 많은 돼지들과의 만남이 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