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때문에 북클럽이 생겼다고?

<건지감자껍질파이북클럽>을 보고

by 북도슨트 임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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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때문에 북클럽이 생겼다고?


다소 긴 제목의 '건지 감자 껍질 파이 북클럽'이라는 영화의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제목도 말하기 어렵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제목을 저절로 이해하게 된다.


'건지 섬의 감자 껍질로 만든 책모임'이란 의미이다.


우선, 생소한 건지섬부터 알아본다면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있는 작은 섬으로 영국령이라고 한다.


이 섬에서 세계 2차대전 때 독일군이 점령하게 된다.


어쩌면 이 대목에서는 우리의 일제시대를 연상하게 한다.



독일군들은 돼지 농장에서 돼지를 모두 가져가고 건지섬 사람들에게는 돼지를 키우지 못하게 한다.


(식민지의 식량을 수탈하는 것도 일본과 비슷하다. 어쩌면 그 때 당시 제국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들은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다.)



건지섬 사람들은 채소만 먹고 살기에는 돼지 고기가 너무 그리웠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섬 주민들은 몰래 돼지를 잡아 먹으려고 하고 소리 안나게 돼지를 잡을 수 있는 이 소설의 남자 주인공인 '도시'를 부르고, 그 동안 먹지 못한 고기를 그들은 오랜 만에 신이 나서 먹고는 집에 돌아가던 길에 독일군의 검문에 걸리고 만다.


무얼 하다가 이제 가느냐고 묻자, 사람들은 '책모임(북클럽'이라고 하고 그 자리에서 급조한 이름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라고 얘기하게 된다.


이렇게 돼지 때문에 생겨난 북클럽이 진짜 책을 읽고 얘기하는 북클럽이 되어간다.



도시는 섬에서 구하기 어려운 책을 중고로 사게 되는데 그 책에 사인이 되어 있는 작가 줄리엣과 편지를 주고 받게 된다. 줄리엣은 건지 사람들의 북클럽을 보기 위해 건지에 오게 되는데....



줄리엣을 통해 마을 사람들의 개인의 서사와 섬의 역사가 펼쳐진다.


이미 전쟁이 끝났지만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마을의 이야기.



'채식주의자'를 지금 건강함의 표본이라고 보고 있다면 육식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사람들의 허기짐을 충족시키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배가 부른 사람들이 우연한 계기에 책모임을 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그 모임에서 섬과 영국을 이어주는 로맨스가 시작된다는 것.



배부른 돼지가 되기 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고 하는데 일단 배가 불러야 철학도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보니 책모임은 '브런치'나 무언가 카페의 음료와 어울리는 느낌인데 그동안 가진 편견이 아니었을까.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술 한잔을 하며 책모임을 한다면 어떨까.


그리고 당당하게 '삼겹살 북클럽'이라고 말한다면.


https://youtu.be/XO44JoMvwDQ?si=80y8LpBti_QUIF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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