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함

아이를 키우며 버려야할 것들 BBvsAB

by 북도슨트 임리나




아이를 키우면서는

왜 이렇게 창피한 일이 많은지 모르겠다.


우리 엄마들이 하는 말 중에

'너 땜에 창피해 얼굴을

못 들고 다니겠다'

라는 말이 잘 이해가 안됐는데


요샌 내가

이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걸

참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외출이 힘들어서 싫어지는

엄마들의 마음도 이해가 가지만

외출이 싫은 이유는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통제가 안될 경우

창피하(+기타등등)의 감정으로

그냥 집에 있자...란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우선 식당에서

밥을 안먹어도

식당을 나올 때까지

자리에 앉아만 있었음 좋겠는데

밥을 지저분하게 먹어서 창피하고

소리를 질러서 창피하고

또 내가 제지하는 얘기를 하는 것도

창피하고

혹시라도 부페가 아닌데

돌아다니고 있으면 창피하고


그래서 식당은 푸드코트나

쇼핑몰하고 연결된 것을

선택하게 된다.


밥먹다가도

상황이 심각해지면

일단 밖으로 데리고 나올 수 있도록 말이다.


공연이나 극장에 가도 그렇다.

그래도 앉아 있는 게 어디랴 싶을 정도로

떠든다 ㅠㅠ


다행히 애들이 많아서

괜찮지만

상대적으로 안 떠드는 애를 보면 창피하다.


그리고

특히 공공장소에서

드러눕는 경우도 있다.

다행히 우리 아이는

그런 적이 없지만

드러눕나 아니나

마찬가지인 경우도 많다.


그럴 때 아이와 씨름을 하고 있으면

정말 창피하다 ㅠㅠㅠ


문화센터 수업을 하다

하도 아이가 찡얼거려

그 길로 데리고 나와

수업을 취소하고

환불 받은 적도 있었다.


생각해 보면

BB시절에는

갑자기 넘어져서 되게 아픈데

창피해서 아픈 내색도 못하고

바로 일어나 그 자리를 피할 때

정도였던 것 같은데.....


이렇게 매일매일

창피한 일이 있어서야

어떻게 사나 싶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든 생각!!


이 나이에

차라리 아이랑 씨름하느라

창피한 게 낫지

마흔 넘어 결혼도 안하고

아이도 없는 게

더 창패한 거다!!!!

라는 생각까지 해봤다


기나긴 미혼 생활, 또 아이가 없었던 그 시간 동안

수도 없이 갈등하고 번뇌하던 그때는

결혼하고 아이가 있으면 당당할 줄 알았는데

아이 때문에 더 위축되다보니 이렇게라도 합리화를 하려했던 것이다


미혼이 창피하다는 얘기가 절대 아니다.

내 자신이 너무너무 창피하단 생각이 들어

아이와 밖에서 씨름하고 있는 내가

창피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려고

애쓰려다 보니

떠오른 생각이다.


지지난 주 토요일

애들이 그렇게 좋아한다는

에버랜드를 갔을 때

군데군데

엄마와 아이들이 씨름하는 소리

또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나만이 아니라

다 그렇게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정말 애가 없을 때는

지나가다 그런 풍경을 보면

'엄마가 애 하나 간수 못해서...'

라고 생각했다는 고백을 한다.

그리고 아마도

그 생각을 알기에

더 창피하단 생각이 드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한데


이제는 아이와 씨름하는

나 자신을 비롯해

다른 엄마들을 보면

엄마가 불쌍하다....


오늘도 엄마들 화이팅~

창피해 하지 말아요.

이해 못하는 여자들보다

이해해주는 엄마들이

훨씬 많을 거에요.


이전 20화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