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며 버려야할 것들 BBvsAB
많은 B.B 분들이 아이를 키우며 버려야할 것이
이렇게 많냐고?
겁이 난다고.
나의 의도는 절대로 겁을 주기 위함이 아니다.
육아에 대한 막연함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싶을 뿐이다.
누군가 그랬다.
아이를 키우며 버려야할 것들을 쓰겠다고 하니
'걍 모든 걸 버려야 해요.'
하며 사람들이 관심이 있겠냐고 했다.
나도 '모든 걸 버려야 한다'에 동의하는데
사람마다 그 '모든 것'에 대한
차이가 있다는 것.
이렇게 사소한 것까지 버려야 하는 것인지
몰랐다는 게
나의 깨달음이었고
그 깨달음을 공유하고 싶었다.
왜냐고?
아무도 말 안해주기 때문이다.
그저 아이 키우려면 '이렇게 해라~'라고
무슨 도닦으며 철인경기 하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그러고 있는 엄마들이
과연 어떤 상태인지
그저 엄마라면
엄마가 되려면
그걸 다 감당해야 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난 절대 아니다.
감당할 수 있는 것도 있고
감당할 수 없는 것도 있었다.
그래서 점점 그것들을 알아가며
어떤 건 적응하고
어떤 건 여전히 적응 못하고 지내고 있다.
버려야 하는 것들 중에
내가 괜찮은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난 이 정도는 아니야, 라는 것도 있을 테고
또 공감하는 것도 있으리라.
그런 개인차는 있지만
분명히 버려야할 것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오늘은 '본방사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본방사수' 까짓 거~~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랬다.
나야 말로 드라마를 즐겨보는 타입이 아니라
일년에 한두편 볼까말까인데
그게 뭐 대수랴~ 싶었다.
문제는 그 일년에 한두번 드라마를 보는 것조차
본방사수를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아이가 정말 어렸던 그 시절에
마침 '별에서 온 그대'를 하고 있었다.
정말 그 드라마라면
본방사수를 하고 싶은 내 마음이 이해가 될 것이다.
일 년에 한번 본방사수 하는 드라마였는데
아이 때문에 할 수가 없었다.
특히 밤 10시에 시작이라는 시간이 애매했다.
그 시간이면 아이에게 수유를 하거나
재울 시간인 거다.
아니면 수유하고 재워야 하는 시간인 거다.
드라마가 끝나는 11시는
아이가 재우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 되어버린다.
이 시기가 지나면 괜찮지 않냐고?
만약에 아이를 9시에서 10시에 재우게 되는 스케줄이라면
마찬가지로 또 보기가 애매해진다.
아이를 재우게 되면
딱 10시에 맞출 수가 없어서
중간부터 보게 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줄거리가 설렁설렁한 드라마라면
앞에 몇 분 놓쳤다고
이해가 안 될리가 없다.
그러나 그 시간대 드라마는
다 이야기의 농도가 짙다.
때론 1분만 딴 데로 눈을 돌려도
누군가 죽거나 아니면
멀쩡하던 사람들이 싸우고 있다.
그러니 몇 십분을 건너 띄게 되면
아예 포기하고 다시 봐야 한다.
그래서 다시 보기나 재방송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누가 본 걸 또 본다고'
저렇게 재방송을 하느냐고 생각했지만
그 재방송의 혜택을 톡톡히 내가 받게 되었다.
어제 밤에 한 드라마가
다음 날
오후에 재방송 되는 경우도 많았고
케이블 티비에서
3-4번 하는 것은 반갑기만 했다.
아이를 11시에 재우지 않는 한
10시에 시작하는 드라마는
늘 본방사수가 어렵다.
아이가 깨어 있다고 해도
아이는 기어다니거나
물을 달라고 하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자고 하거나
자든 깨든
본방사수는 불가하다.
최근에 응답하라 1988이 화제였는데
그것 또한
틀기만 하면 하는 재방송을
몇번 씩 보며
나중에 나중에 내용들을 이해하고
퍼즐맞추기처럼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엄마들이 같이 드라마를 보며
흐름을 놓치고 이상한 질문을 하는 건
엄마의 머리 탓이 아니라
내 탓일 수도 있다는 것
너무 늦게 깨달은 걸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깨달아 다행인 걸까.
그래서 아이가 생긴 이후로
실시간 드라마 사이트 주소를
서로 공유하고 몇 개씩
알아 두게 되었다.
까짓, 본방사수쯤 포기해도 괜찮다고
쿨하게 생각하면 좋겠지만
그것조차 쉽지 않은 건
육아만이 아니라
모든 일이 그러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