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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Feb 07. 2020

라이딩 일기 2020.2.4

잘 못하는 날도 있는 거지

2020.2.4 날씨 맑음

오늘의 라이딩 대치동 c영어학원 왕복 80km

주차: 마켓오 카페

(지난번에 W양과 와보고 좋아서 오늘도 다시 왔다. 결과적으로는 여기 오길 잘했다.)


오늘은 작정을 하고 블루투스 키보드를 가지고 나왔다.

어차피 아이를 기다리는 동안 라이딩 일기를 쓸 예정이다.

대신에 그 날이 아니라 지난번 라이딩 일기를.

그러니 오늘이라고 쓰지만 정작 오늘이 아니라 3일 전 월요일 라이딩 일기이다.


아이를 내려놓고 지난번에 왔던 마켓오가 좋아서 다시 왔다.

가장 좋은 이유를 들자면 카페에 있는 동안은 주차가 무료라는 것.

다른 곳은 카페가 주차 시간제한을 걸어놓은 곳도 많으니....


여유 있게 차 한잔을 시켜놓고 라이딩 일기를 쓰고

이번엔 블루투스로 드라마를 보는 중에 문자가 왔다.


오늘 우리 아이가 보충 시간을 해야 하기에 30분 늦게 오라는 문자다.

정말 이곳에 있기를 잘했다 싶었다.


물론 그 짧은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아이가 잘 못 따라가면 보충을 한다는데

우리 애가 뭘 못했을까.


내용을 보니 시험 얘기가 있는 걸 보니

매일 보는 시험을 못 본 건가 싶어

확인 차 학원에 전화해보니

아마도 시험 보충일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생각은 애가 배가 고플 것 같아 걱정...

신종 코로나 때문에 간식이 금지되어

아무것도 못 먹고 2시간 반을 수업하는데

그것마저 30분이 연장되었으니 말이다.


나는 일단 카페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영양바를 몇 개 사고는 더 기다리다가 아이를 태우러 갔다.


아이가 차에 타면서 하는 말


“엄마 왜 나 늦게 왔는지 알아?”

이럴 땐 알지만 모르는 척

첨 듣는 척


“왜?”

“2점 받아서...”

“2점?”

내가 놀라 되물으니

“난 최선을 다했다고.”

라고 답한다.

웃음이 났다.

당연하다. 아이는 늘 최선을 다한다.

다만 결과가 그때그때 다를 뿐


아이의 설명을 들으니

8문제 중에 2점을 맞은 건데

다른 아이들도 2점 3점이 있어서 같이 남았고

시험을 3번을 다시 봐서 8점 만점으로 끝났다는 거다.


집에 와서 시험 문제를 보니

왜 우리 애가 2점을 맞았는지 알겠다.

그리고 2-3번 본 시험지를 그대로 붙여줘서

선생님의 노고(?)가 느껴지기도 했다.


오늘의 라이딩을 통해 느낀 것은

목표를 가지고 아이를 거기에 맞춰가느냐

아니면 그냥 아이가 하는 대로 놔두느냐...이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가능하냐 불가능하냐의 문제가 먼저일까 싶다.


목표를 설정하고 맞춰가는 것

그것이 누구나 자신이 잠재력을 끌어올리려 할 때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유독 아이들에게만 관대하게

그냥 하는 대로 놔두라고 하는 걸까.

(이건 의문이다. 순수한....)


몇 번의 경험을 통해 나는 아이가 수업 가기 전날

혹은 당일에 공부를 시킨다.

‘이거 외워’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책 한번 읽어보자.’하고 읽히거나

‘엄마가 불러주는 거 써 볼래?’라고 받아쓰기처럼

시켜본다.

물론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아이도 키득키득하며 하고 나도 틀렸을 때 가볍게 가르쳐준다.


딱 거기까지이다.


내가 정작 공부할 때 외운 것을 몇 번이고 반복하던 그 정도의 강도로는 시키지 않는다.


나의 의도는 시험을 잘 보는 게 목적이라기보다

‘시험공부를 어떻게 하는지’를 알려주고 싶은 거다.


읽어보니, 받아쓰기를 해보니 시험이 수월하더라...

이런 걸 아이가 배우기를 바란다.

어쩌면 이미 아이도 알고 있는지 모른다.


아무리 시험이 어렵고 현란하게 바뀐다고 해도

‘읽기’와 ‘쓰기’는 기본이다.

그리고 그 기본이 당연히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오늘의 라이딩은 오늘의 라이딩대로 깨달음을 준다.

내일은 내일의 라이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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