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 실려간 이야기

유모차 대신 들 것

by 북도슨트 임리나

늦게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유모차가 부럽다고 생각한 적이 많다.

나도 저렇게 앉아 가면 좋겠다.

걷다가 힘들면 앉아 가면 좋겠다 등등

그런데 그 얘기를 할 때 누군가 한 말이


우리 나이엔 유모차가 아니라 들 것에 실려가는 거지

라고 해서 웃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진짜 들 것에 실려간 일이 작년에 있었다.


작은 도서관 컨설팅을 나간 날이었다.

그 날은 그동안의 작은 도서관 컨설팅의 마지막 날이었다.


수원 어느 작은 도서관에서 도서관 담당자와 대화를 하고 있는데 옆구리가 갑자기 너무 아프기 시작했다.

나는 담이 걸렸나 싶어 한 손으로 계속 옆구리를 만지며

간신히 컨설팅을 마치고 나왔는데

도저히 운전을 할 수 없어 인근 아웃렛에 차를 세우고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도저히 운전을 못하겠으니 데려와 달라고.


그랬더니 남편이 본인도 출발하고 있지만

119가 빠를 수 있으니 불러보라고.

그래서 무슨 담에 걸려서 119를 부르나 싶었지만

너무 아프고 몸을 움직일 수 없어서

119를 부르고 말았다.


그랬더니 정말 빨리 와줬고

쇼핑몰 지하까지 들 것을 들고 내려왔는데

이 날 처음 알았는데 들 것이 의자처럼도 변신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엔 앉아서 들것에 탔고

엘리베이터에 탔다가 내려서는 누워서 갔다.


아프지만 의식은 있었고 또 나름 창피해서 눈을 감고 있었는데

아웃렛 직원이 다가와서 뭔 일이냐고 묻는 소리

사람들의 시선... 등등


아픈데도 창피하고 등등


119 직원부터 나한테 묻기 시작한 게

요로 결석을 앓은 적 있느냐?

병원에 가서도 수도 없이 그 질문을 나에게 하는데

나는 없었다고....!!


급하게 엑스레이며 ct며 검사를 하고는

역시 그들의 말대로 요로결석이란 진단이.....


의사가 나에게 와서 물었다.


어찌해야 할 것 같냐고.....


나는 놀라서


수술......?


이라고 물으니 요즘엔 몸밖에서 레이저를 쏴서 돌을 깬다며 일단 해보고 안되면 수술을 해야 한다고.


일단 그렇게 응급실을 나와서 다시 비뇨기과로 가서 돌을 깨고 나왔다.


약 4시간여의 응급 상황에서 일반인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시간이었다.


나중에 요로결석을 찾아보니 나이 들면 생기기 쉬운 병이란다.

그 나이의 기준은 늘 50........


나의 상황을 들은 동생은 그래도 안심시키느라 한 말이


그래도 병명 알고 치료 가능한 거니 다행이라고.


그래, 늙기밖에 더하겠어?


이번 일을 통해 얻은 교훈은 급할 땐 남편보다 119라는 것이고, 제대로 인사도 못했던 119 대원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당신들이 아니었다면 오십에 객사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사랑하는 남편과 딸을 다시 만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날 남편은 아웃렛에 놓인 내 차를 집으로 갖다 놓느라 고생했고

급하게 들것에 실려가느라 지갑도 못 챙겼더니 언제 결제할 수 있냐고 해서 곧 남편이 와서 결제할 거라 해서 비뇨기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치료 후 2주 후에 치료 결과를 보러 가서 ‘재발’을 물었더니 확률이란 의미 없다며 내가 걸리면 100퍼센트 내가 안 걸리면 0퍼센트라는 다소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었다.

(이미 나도 알고 있지만^^)

걸리고 안 걸리고도 장담 못하는 게 인생이란 얘기겠지 싶다.


요로결석 안 걸리는 법 따위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갑자기 옆구리가 아프면 남편 말고 119를 부르라고 얘기해줄 수는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