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며 버려야할 것들 BBvsAB
일을 할 때는
여성들이 너무 평가절하되었다는 생각을 하며
일을 열심히 하며 능력을 빛내고
또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고 보니
거꾸로 여성들의 능력이
너무 과대평가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성들은 남성들과 달리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이 말을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는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남의 말을 잘 못듣는 남자들을 보며
나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며
자신감도 있었죠.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보니
<멀티태스킹>도 그렇게 많이
가능한 편도 아니며
오히려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짐을 느낍니다.
아이를 낳으면 건망증이 생긴다는 말도 있는데
이건 아이를 낳아서 지능이 떨어지거나
뇌에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라
늘 아이를 돌봐야 하는 상황 때문에
다른 것을 놓치는 게 정말 많다는 겁니다.
저도 처음에 집에 가스불을 켜놓은 채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외출을 했다가
30분쯤 지나 생각나서 기겁을 해서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단 말을 들으면
헛웃음이 납니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해서 하기 보다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상황인 거죠.
밥을 하며 아이를 봐야하는 건 기본이고
당장 내일 떨어질 것 같은 기저귀 최저가도 검색해야 하고
업무 전화가 오면 아이를 급히 안고 통화하기도 하고
세탁기 종료음도 놓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능력자가 과연
<멀티태스킹>이 가능할까요?
아마도 멀티태스킹이란
음악을 들으며 일할 수 있는
두 가지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분은 어떤지 모르지만
제 경우가 그랬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컴퓨터 앞에 앉으면 3-4시간은
거뜬히 집중하고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컴퓨터 앞에 앉으면
5분도 안되어 아이가 엄마를 찾습니다.
엄마를 찾지 않아도 머리 속에서
다른 일들이 떠오릅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아이가 하원을 하면 뭘 해야할지
저녁 반찬은 뭘로 해야 할지
빨래는 서랍에 넣어야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언제 볼 거며
또 오랫만에 만나고 싶은 친구는
언제 약속을 잡으며
내일 놀러 가려면
오늘 밤에 짐을 싸야 한다는 생각 등등.
<집중력>이란 아이를 키우면서는
저 멀리 멀리 날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집중력>이 유일하게 빛나는 시간이
아이가 오래 자는 밤 시간인데
그 때도 아이에게 필요한
인터넷 쇼핑을 하다 면
정작 <집중력>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는 느낌입니다만....
생각해 보면
BB시절에는 <집중력>을
각각 분산해서 사용했다면
AB시절이 되어서는 자동적으로 <집중력>이
아이에게로 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른 일에 대한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변화임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내 능력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나만 <집중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