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회사에서, 학교에서, 또는 취미 생활에서 AI 툴을 사용하고 계신가요? 저는 AI 서비스를 만들고 있어 매일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회사에 따라 직군에 따라 모두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말부터 우리 일상을 파고드는 거대한 AI 흐름과 함께 크고 작은 AI 툴이 많이 생겨났고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사용성 또한 제각각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5월 애플과 삼성에서는 chatGPT를 업무에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이 있었습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된 AI 툴이 '보안'이라는 장벽과 충돌한 타이밍이었죠.
구글 '듀엣 AI'
8월 29일 구글 클라우드의 연례 콘퍼런스 '넥스트 2023'에서 '듀엣 AI' 출시가 발표되었습니다. 듀엣 AI는 사실상 거의 모든 사무직의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화상 회의 중 메모 작성, 회의 요약, 텍스트와 차트가 포함된 자료 작성 기능을 제공하고, 18개국 언어를 번역함으로써 다국어 회의가 가능하게 만듭니다. 구글 클라우드는 불가피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던 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했고, 코딩 도우미 / 데이터 분석가 / 보안 전문가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월마트 'My Assistant'
월마트는 My Assistant라는 AI 생산성 툴을 도입했습니다. 긴 문서를 요약하거나 새로운 콘텐츠 생성을 도와줌으로써 직원들이 단조롭고 반복적인 작업에서 해방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월마트는 어떤 회사의 AI 기술을 사용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비즈니스와 업무 프로세스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것은 확실해보였습니다. 이들은 2021년부터 직원들에게 74만 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제공하여 서로 소통하고, 상품을 찾게 하는 등 기술의 도움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왔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혁신을 AI를 통해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죠.
오픈 AI 'chatGPT 엔터프라이즈'
앞서 이야기한 애플과 삼성의 AI 활용에 대한 보안 우려는 사실 대부분의 회사가 갖고 있는 고민일 것입니다. 오픈 AI는 chatGPT 엔터프라이즈를 개발했고, 이는 보안 기능이 강화되어 독점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의 데이터를 학습하거나 자체 서비스 개선에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버젼은 직원들이 코딩같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기업 내부 자료 분석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죠. 무엇보다 보안 위험성이 없는 한도에서 직원들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간단하게 활용할 수 있는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이외에도 한 디자이너가 Midjourney를 활용하여 크리에이티브를 실험한 아티클을 읽었습니다. 원하는 결과물과 가까운 레퍼런스 이미지를 블렌딩하여 AI를 통해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죠.
위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생산성'입니다. 다만 그것이 ❶ 사무직에게 범용적으로 통용되는 생산성일수도, ❷ 특정 회사에 특화된 생산성일수도, ❸ 직무에 특화된 생산성일 수도 있습니다. 최근 생산성을 위해 AI 툴을 사용하면서 생각한 점은 크게 2가지입니다.
1. 담당자의 센스, 미감, 분석력 등이 더 중요해졌다
chatGPT에게 마케팅 카피를 지어달라고 하면 수많은 카피를 계속해서 제공합니다. 물론 어떤 고객인지, 우리가 무슨 제품을 세일즈하는지, 내가 어떤 느낌의 문구를 원하는지 좁혀 설명하면 그에 맞는 카피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죠. 하지만 그 카피 중 어떤 것을 누구에게 사용할 지는 여전히 담당자에게 남아있는 과제입니다. '크리에이티브'는 중요하지만, 타겟과 제품에 맞지 않는 크리에이티브는 무용지물이겠죠. 그런 면에서 업무 담당자의 센스와 분석력은 더욱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이를 좀 더 나아가 생각해본다면 단순히 카피를 제공하는 AI보다 우리 고객 정보, 우리 제품 정보를 분석하여 입체적인 카피를 제공하고 예상되는 성과까지 분석해주는 AI가 필요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특정 회사에 특화된 데이터와 백그라운드 지식을 보유한 AI가 필요할 것입니다.
2. AI 툴, 어떻게 골라서 사용할 것인가?
AI 이전 시대의 생산성 툴은 다소 획일화되어 있었습니다. 엑셀/워드/파워포인트에서 노션/슬랙 등 생산성 툴이 다양해졌지만 한국에 있는 나도, 미국에 있는 누군가도 같은 직무를 맡고 있다면 사용하는 생산성 툴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AI 툴이 생겨나고, 심지어 기존 생산성 툴에 AI가 결합된 버젼도 생겨나면서 어떤 툴을 어느 타이밍에 골라서 써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습니다. 물론 구글, MS, 오픈 AI 등 빅테크 기업에서 만드는 AI 툴이 주류가 될 확률이 높지만, 최근 AI 시장을 살펴보면 스타트업 및 크고 작은 회사에서 내놓은 기발한 툴이 정말 많습니다. 어떤 AI 툴을 활용하여 결과물을 내는지에 따라 업무 담당자의 능력과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는 타이밍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앞으로는 맞춤형 AI가 등장하지 않을까요? 우리 회사에만, 나에게만 특화된 AI 말이죠. 내가 직접 내 입맛대로 정교화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데이터를 특화할 수 있고, 다음 업무 과정에서 필요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도록 AI가 초개인화된다면 어떨까요?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마다 저마다 다른 AI 패키지를 활용하여 해당 AI 패키지가 자신만의 업무 무기로 활용하는 세상이 올 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