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목소리에서 힘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유튜브 영상의 댓글에서 많이들 언급해 주시더라고요. 걱정해 주시는 댓글들 하나하나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과 더불어, 생각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특별히 우울한 건 아닌데 그냥 많이 깔아졌나 봐요.
물론 변화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작년 12월 스트레스가 극도로 심해져 호흡 곤란을 한 번 겪고 나니, 이제 조금만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바로 스스로의 호흡부터 체크하는 버릇이 생겼어요. 평소에 괜찮은 듯해도 대학원 생활 내내 스트레스가 아예 없는 순간은 없다 보니, 조금만 스트레스가 쌓여도 숨쉬기가 힘들고 뒷목이 뻐근한 느낌을 받습니다. 조금 무서운 건 딱히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그런다는 거예요. 어떤 사건으로 인해 갑자기 스트레스가 커진 거라면 그나마 해결이 쉬울 것 같은데, 최근 들어 잠자리에 들려고 할 때마다 연구 생각이 떠오르며 스트레스가 몰려오곤 합니다. 대학원 생활이 참 저에게 힘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예민하다고도 할 수 있는 저의 감정선 때문에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닐까 싶어요. 사람의 말과 행동에 꽤나 많은 주의를 기울이는 저인데, 논리가 중시되는 대학원에서는 그걸 고려할 겨를이 거의 없으니까요. 공대에서 대학생활을 했기에 이러한 어려움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토록 크게 어려움을 겪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반복되는 상처들이 조금씩 아물어가며 이제는 꽤나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어요. 그나마 다행이죠.
그런데 저는 사실 이 변화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제 모습이 아닌 것 같다는 낯섬도 있고 무언가 저의 장점을 잃어버린 것 같달까요? 사람이 참 간사해서 칭찬을 받거나 일이 어느 정도 잘 풀리면 기쁠 만도 한데 그러지를 않습니다. 안 그래도 감정 기복이 심해서 기쁜 일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크게 기뻐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그러지를 않네요. 그러고 보면 딱히 크게 기뻐할 일들이 없어서 스트레스를 더 크게 받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살아남기 위해 이토록 무뎌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무뎌짐이 힘이 없는 듯한 목소리로써 영상에 남겨지고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의 감정이 많이 연약해서 강해져야 하는 시련이 있어야 보다 단단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그 혹독한 시기가 대학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무뎌지는 것이 저의 감정을 완전히 놓아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놓지 않고 지키고 싶기 때문에 더 아프고 힘든 것 같아요. 기쁜 일에는 이전처럼 크게 기뻐하고 힘든 일에는 이전보다 무뎌지길 바라면, 제가 너무 큰 꿈을 꾸고 있는 걸까요? 너무 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어서 지금의 제가 이토록 힘든 걸까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저는 정말 괜찮습니다. 언젠가 이 시기도 분명 잘 지나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