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생일이 참 즐거운 이유는 예상치 못하게 주변분들이 주시는 큰 선물들에 감사할 수 있어서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오랜만에 연락이 닿는 지인분들의 소식을 들을 수 있어 즐겁기 때문입니다. 학부 때와 달리 시간이 지나 각자의 일이 바빠지기도 했고, 저의 경우에는 대학원에 와 있어 더더욱 근황을 나누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생일 때만이라도 받는 연락들이 참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에게도 축하 문자가 왔어요. 저보다 한 학기 일찍 대학원에 진학한 친구이고 가장 최근에 연락한 게 1년 정도 전이었습니다. 그때는 잠시 연구실에서 벗어나 인턴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제 다시 연구실로 돌아와 졸업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덧붙여서 자신도 대학원 생활이 정말 많이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짧게 털어놔주었습니다. 조금 놀랐습니다. 워낙 밝고 성격 좋은 친구라서 으레 대학원 생활도 무탈하겠거니 생각했거든요. 저도 참 그동안 많이 힘들어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친구도 저와 얼추 비슷한 이유여서 더 마음이 쓰였습니다. 힘듦의 경중을 나누어서는 안 되겠지만 개인적으로 저보다 더 어려운 시기를 지나야 만 했던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요.
그러고 보면 저만 유독 대학원 생활을 힘들어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경중은 다르겠지만 사람마다 각자의 어려움이 무조건 존재한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하는 요즘이에요. 갑작스럽게 학교를 떠난 사람들과는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 그저 짐작만 할 뿐이지만, 가끔씩 들을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의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와 어려움을 마주하다 보면 슬픔과 안도감이 동시에 밀려옵니다. '대학원생은 필연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는 신분인 걸까' 하는 슬픔과 '나만 힘든 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 말이죠.
짧지만 꽤나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친구와의 대화는 서로 몸과 마음 건강히 잘 마무리하자는 덕담을 주고받으며 마무리되었습니다. 대학원에 속하여 연구에 많은 시간을 쏟다 보면 연구와 자아가 동일시되기 참 쉽지만, 우리 각자에게는 연구자 이외에도 다양한 모습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는 말을 하면서 말이죠. 정말 진심으로, 그저 이 힘든 대학원 생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 친구도 다시 즐겁게 웃으며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