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생각보다 빨리 지치는 사람이었구나

2021.08.30

by 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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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글에서 집에 있으면서도 생각보다 짜증을 많이 낸다는 부끄러운 고백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제가 지쳐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겉으로는 딱히 문제가 없어 보여도,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아도 될 일에 크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 어딘가 지친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저는 그동안 신체적으로 기진맥진한 것만이 지친 상태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런 신체적인 상태뿐만 아니라 마음이 지치는 것도 생각을 해야겠더라고요. 뒤돌아보면 육체적으로 완전히 뻗기 이전에, 심리적으로 여유가 없어지고 다른 사람의 반응에 짜증이 확 올라오는 상태가 먼저 찾아오는데 그럴 때부터가 제가 지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교적 편히 있는 집에서도 왜인지 모를 요소 때문에 몸보다는 마음이 지쳐 짜증으로 화풀이를 하는 것 같아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저는 생각보다 빨리 지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뚜렷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이래저래 여러 가지에 마음을 많이 써서 그런 것 같아요. 꽤 특이한 점은 가까운 사람과 있을수록 더 빨리 지치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아마 가까우니까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더 많이 써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또 가깝다 보니 제가 에너지를 쏟는 만큼 상대도 배려해주고 감정적으로 베풀어주기를 원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게 기준이 높아지면 돌아오는 게 적었을 때 오는 실망감 때문에 더더욱 지치기 십상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신경을 많이 쓰는 건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났으니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꽤나 빨리 지치는 마음 상태는 어떻게든 해결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우선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할 테니 지금처럼 운동을 꾸준히 해서 체력이 늘면 보다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감정적으로는 가까운 사람 외에 다소 불필요한 관계들, 특히나 저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에게 새어 나가는 감정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잠깐의 틈이 날 때마다 하는 SNS와 유튜브도 쌓이면 꽤 큰 감정 소모가 되는 것 같아요. 단지 심심하다는 이유로 지금 나에게 중요하지도 않은 정보와 감정들을 채우는 건, 입이 심심하다고 인스턴트식품을 먹는 것과 같이 감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섬세한 감정은 양날의 검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바탕이 되기도 하지만, 미숙하다면 흔들리고 소모되어 심적인 에너지가 바닥나는 상황을 자주 만들어내니까요. 이왕이면 좋은 점은 두고 약한 점은 보완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스스로가 생각보다 빨리 지친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러지 않을 수 있도록 애쓰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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