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김연아 선수하면 사진 한 장이 떠오릅니다. 한 다큐멘터리에서 '연습할 때 무슨 생각을 하냐'는 질문에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라는 시크하고도 쿨한 답변을 남긴 사진인데요. 본인이 하는 일을 크게 의심 없이, 심지어 긍정적인 생각마저도 없이 그저 무념무상으로 반복했던 연습이 김연아 선수를 세계 최고로 올려놓은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각이 많은 저는 이런 태도가 참 부럽고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해야 할 일을 앞에 두고서 잡생각이 많아지면 일을 해내는 능률이 너무나도 크게 떨어지거든요. 게다가 이런 잡생각은 휴식이나 취미생활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분명 즐겁게 놀거나 쉬어야 할 때인데 그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미래의 어느 시점을 떠올리거나 걱정하고는 하죠. 인생 즐겁자고 살아가는 것인데 즐기지도 못하고, 쌓인 피로감 때문에 다시금 일을 할 때 집중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생각이 많은 건 보통 두 가지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잡념이 많은 것과 성찰을 많이 하는 것. 두 개 다 행위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생각이 일어나는 타이밍이 다른 것 같아요. 무언가 행위를 하고 있을 때 드는 생각은 잡념이고, 행위가 끝난 이후에 드는 생각은 성찰이라고 봅니다. 설령 스스로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에 대한 고민과 같이 발전적인 고민이라 하더라도, 내가 지금 당장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일의 능률을 방해하는 잡념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생각이 많은 것 자체는 나쁜 게 아니지만 아무리 짧은 기간이라도 무언가 하고 있는 동안에는 딱히 특별한 생각을 하지 않고 집중하는 게 가장 좋다고 느낍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스스로의 중심이 잘 잡힌 사람들이 잡념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자기가 하고 있는 행동을 그다지 의심하지 않는달까요? 분명 스스로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것도 알고 때로는 반성도 하지만, 현재 자신이 선택해서 하고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크게 의심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 의심을 하는 데 사용하는 에너지조차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그런가 뭐든지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게 가장 마음 편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별생각 없이 지금 당장 마주한 일들에만 집중하며 스스로의 중심을 잘 잡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함께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