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친구는 대학원에 가지 않겠다고 한다

2021.09.16

by 지노

※오늘의 글은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한 달 전 즈음부터 대학원 진학을 고민했던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가 고민을 시작한 시기부터 관련하여 연락을 드문드문 주고받고 있었는데, 친구는 최근까지도 선뜻 확실한 답을 못 내리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오늘 고민 끝에 대학원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지만, 제 의견이 너무 많이 반영되어 혹여 친구가 지나치게 흔들렸던 것은 아닐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도 현생이 바빠 자세한 이야기는 묻지 못했지만, 취업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입장에서 대학원으로의 진학은 불확실한 길이라고 느낀 것 같았습니다. 부모님도 그렇고 자신도 대학원을 졸업하고 나면 취업이 더 확실해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막상 진학을 결심하고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니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나 봐요. 친구의 경우 박사가 아니라 석사를 희망하는 경우였고, 졸업을 한다고 해도 당장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취업 준비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게 크게 걸렸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저희 흔들림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이유로 대학원 진학을 포기한 것이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확실히 대학원은 취업을 위해서만 진학하기에는 리스크가 큰 곳이니까요.


저 또한 경제적인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대학원 진학을 아쉬워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입학할 당시에는 연구라는 행위를 나의 업으로 삼을만할지에 대한 궁금증과 고민이 꽤나 컸었거든요. 아마 그 이유가 아니었다면 진학하지 않았을 것이고 설령 진학했더라도 크게 후회했을 거예요. 학위가 높아지니 사회에서 비교적 나은 경제적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지는 않지만, 그 기대감만으로 대학원에 진학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나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대략 계산을 해 보거나 주변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봐도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걸 추천하시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물론 어디까지나 사람 성향에 따라 크게 다른 이야기일 거고, 연구라는 일을 하면서 돈 버는 것을 좋게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이만한 직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연구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진중한 고민 없이 더 나은 학위와 사회적 지위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대학원에 진학하면 잃을 게 더 많을 거라고 봅니다. 사회에서는 일을 하면 돈을 보상으로 얻지만, 대학원에서는 돈보다는 학술적인 능력과 학위를 얻어가니까요. 그래서 저는 제 친구가 좋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무슨 길을 가도 쉽지 않을 테니 본인의 욕망에 솔직한 선택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가장 강한 원동력을 만들어 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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