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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 May 30. 2022

삶은 투쟁이다

사는건 원래 힘들어

  저는 삶이 곧 치열한 투쟁이라 생각합니다.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을 쟁취하고 가진 것을 지켜야 하니까요. 그렇기에 생명체로써의 삶이던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삶이던 생존을 위해서는 투쟁해야 합니다. 그래서 개개인은 각자의 삶에 특별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한들, 사는 것 자체를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면 딱히 특별할 게 없어 보입니다. 생명체로써 생존하기 위한 일을 하고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지루함을 탈피하기 위해 원하는 것을 해나가는 것. 사람이 생각이란 걸 하다 보니 의미와 이상을 덧씌울 뿐, 투쟁 이상으로 그렇게 고귀하거나 유별나야 하는 행위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학원에 다녔던 것은 저의 가치를 올리기 위한 투쟁이었고, 회사를 다니는 건 노동을 재화로 교환함으로써 제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투쟁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제가 지금 유튜브에서 떠드는 것은 지루함을 탈피하고 즐거움을 얻기 위한 투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그들의 반응을 통해 감정을 함께 공유한다 느낄 때가 즐겁기에 조회수나 수익에 관계없이 이 행위를 유지하며 투쟁하는 것뿐이죠. 사실 이것들이 다른 사람에게 나아가 사회에 어떤 의미인가는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결국 모든 행위의 시작이자 이를 유지하는 원동력은 저의 투쟁으로부터 나오니까요.


  하지만 삶을 투쟁으로 바라본다고 해서 단순히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삶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져서 염세적이거나 회의적인 감정에 휩싸일 수는 있지만 저는 삐딱하게 살아가고자 삶을 투쟁으로서 바라보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대치가 낮아지면 일상이 보다 단단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다소 단조롭거나 힘든 일들이 지속되어도 무던히 넘길 수 있게 되고 사소하게 좋은 일이 있어도 크게 즐거워할 수 있으니까요. 어두운 상황에서 빛이 더 밝게 빛나듯이, 투쟁으로 인해 땀과 눈물로 범벅된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즐거움들이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막상 일상의 투쟁 따위 없고 행복만 유지된다면 저라는 사람은 간사해서 거기에 또 익숙해져 지루함을 느낄 거예요. 그러면 또다시 새로운 걸 좇을 거고 그 자체가 또 다른 방향의 투쟁이 될 겁니다. 끝이 없네요.


  살아있는 한 투쟁은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때로는 지치고 짜증 나고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지만 별 수 있나요. 모두가 저마다의 투쟁을 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시간이 흐르며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이건 예외가 없겠다는 확신이 듭니다. 그러니 좋든 싫든 받아들여야 할 명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담담히 껴안는 수밖에요.


※ 이 글은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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