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남 대표님들
그중에서 크게 와닿은 것 하나는 하루를 살아가는 시간의 밀도였어요. 그분들의 하루는 제 하루와 다른 것 같았습니다. 특히 한 대표님은 저와 같은 나이라서 분명 같은 시간을 살아왔음에도 그동안 해온 경험과 생각의 밀도가 너무나도 높았어요. 이태원 클라쓰에서 한 등장인물이 똑같이 교도소를 나왔음에도 자신의 뜻대로 사업을 일궈나가는 주인공을 보며 느꼈을 감정이 이런 것이겠구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하루 중 일에 쏟는 절대적인 시간부터 차이가 났고, 그러다 보니 강제로 쉬기 위해서 일과 자신을 분리하는 여러 가지 루틴들도 가지고 계셨습니다.
비단 오늘 만난 분들만 그러하지는 않았습니다.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창업가부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창업가까지, 제가 그동안 만나왔던 대표님들의 삶은 매 순간이 치열하고 처절했어요. 결국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을 누가 빠르게 잘 만들어내어 잘 파느냐가 핵심일 텐데, 그 부분에 있어 수많은 의사결정을 반복하며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가려면 자연스레 일상이 빡빡해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런 창업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희열이 밀려옵니다. 그들의 고뇌와 성취, 좌절과 극복의 이야기는 그 어떤 시나리오보다 격정적이고 뜨겁게 다가와요.
더불어 사람을 고용하는 입장에서 이야기를 듣다 보니, 현재 고용당하고 있는 직원의 입장에서 어떠한 태도와 행동을 취하는 것이 저의 발전과 안위에 유리한지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인간관계는 서로가 주고받을 가치가 있을 때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고, 그것이 경제적으로 확장된 것이 회사와 직장인의 관계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어요. 그러니 엔지니어로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갈고닦음과 동시에 앞으로의 커리어와 제가 회사에 줄 수 있는 가치에 대한 고민을 놓지 말아야 당당하게 제가 원하는 요구를 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본인의 인생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의 시간까지 함께 배팅하면서 각자만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대표님들을 존경합니다. 직장인과는 꽤나 다른 그분들의 삶을 동경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의 삶의 부끄럽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요즘 복잡한 고민들은 잠시 내려놓고 하루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해 집중하며 살아가고 있거든요. 아마 그러지 않았다면 무의미한 비교에 빠져 제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저는 그 정도로 큰 배팅을 하고 싶지도 않고 그릇도 안 되지만, 최소한 그분들이 삶을 대하는 열정만큼은 저의 일상에 녹여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본인의 결심을 위해 누구보다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대표님들과의 만남이 참 즐거웠던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