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의 선택
대기업의 장점은 많은 연봉과 다양한 복지입니다. 신입사원으로서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 아닐까 싶어요. 스타트업에 비하면 상당한 금액의 연봉과 성과급을 지급하고 그 외의 여러 가지 복지혜택도 제공하죠. 여러 가지 교육을 통해 회사에 대한 적응을 도와주고 체계적인 조직과 다양한 인프라를 통해 최대한 업무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개인이 업무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도 맡은 분야에 대해 상세히 많은 내용을 배울 수 있고 조직 단위의 큰 일을 해내는 데 일조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장점은 많은 권한과 빠르기입니다. 아무래도 인력이 항상 부족하다 보니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업무를 경험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는 신입사원이라도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의 과정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제가 하고 있는 연구개발을 예로 들자면 기술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질 수 있어도 기술이 어떤 과정을 거쳐 개발 중인 프로젝트에 적용되는지, 개발된 내용이 시장에 팔리는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등을 정말 가까이서 볼 수 있어요. 또한 업무의 사이클이 빠르기 때문에 내가 기여하는 내용의 결과를 매우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제가 적용한 기술이 바로 개발 중인 내용에 적용되어 다음 실험 때 사용자가 사용해 보는 등 여러 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업무의 결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요.
이렇듯 서로 상반된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점도 서로의 장점을 뒤집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대기업에서는 하나의 업무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수행하다 보니 전체 과정을 경험하거나 내 업무가 만들어내는 결과가 큰 영향을 끼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 연차 대비 큰 책임이 주어지는 경우가 흔하지 않아 개인이 가파르게 성장하기 어려운 조건이라 느낄 수도 있죠. 반대로 스타트업에서는 상대적으로 연봉과 복지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 자체가 체계적이지 않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그럴 때의 비용을 구성원이 치르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 보면 개인에게 다소 많은 업무와 책임이 부여되고 같은 연봉을 받더라도 업무량 대비 적은 보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사업 자체가 안정적이지 않아 생존이 가장 중요한 경우가 많고 이를 위해 개인이 여러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한 영역에서 날카롭게 전문성을 쌓기 어려울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인생만사 뭐든지 운이 제일 중요합니다. 대기업에서도 운이 따르면 중요 파트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고, 스타트업에서도 폭발적으로 확장하는 팀의 일원이라면 스톡옵션 등의 방식으로 엄청난 보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시기가 잘 맞는다면 어디든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운이 따른다는 보장은 아무도 할 수 없기에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을 때 이런 특징을 잘 고려해서 선택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뛰어난 사람들은 어딜 가도 잘한다지만 이왕이면 자신의 목표와 가장 잘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게 좋을 테니까요. 그렇게 자신과 잘 맞는 곳이라 생각하여 선택했다면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그 노력을 통해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더욱 살리며 성장해 나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