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3
벌써 제가 유튜브에 영상을 50개 넘게 올렸습니다. 이만큼 많이 올렸다는 것도, 이만큼 시간이 지나갔다는 것도 신기하긴 한데, 무엇보다 제가 이렇게 꾸준히 올려왔다는 게 가장 신기하네요. 사실 제 영상이 재밌다던지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다던지 하지는 않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얼굴도 나오지 않고 반 익명성에 숨어하고 싶은 얘기를 대나무 숲처럼 내뱉거든요.
제 영상들은 오롯이 저만을 위해서, 흘러가는 저의 시간과 생각들을 위해서만 만들어집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화면은 제 기억에 남는 일상의 모습들이고, 소리는 특별하게 들었던 생각들에 대한 제 목소리이기에, 컨텐츠가 영상 매체로서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최근 들어서 유튜브를 시작하시는 대부분의 분들은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 부분이 없었다면 시작했으리라 장담할 수 없어요. 그렇지만 저의 영상들은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지 않습니다. 누군가 봐서 공감해주면 좋고 아니면 마는 영상이지, 누군가가 꼭 봐줬으면 하는 영상은 아니니까요.
그러다 보니 당연하게도 제 채널의 성장 속도는 느립니다. 어쩌면 쭉 이 속도일지도 몰라요. 그런데 이 속도가 가끔씩 저를 괴롭히기는 합니다. 영상 만드는 행위가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굳이 이렇게까지 애를 써 가며 영상을 남겨야 하나?' 하는 생각이 종종 들거든요. 때때로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것으로 인한 파급력을 바라는 제 자신이 조급하고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누군가는 제 컨텐츠를 봐주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떠올립니다.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게 아니라 오롯이 나만을 위하는 컨텐츠임에도, 관심을 가져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곱씹어보면 참으로 감사하기만 할 따름입니다. 현재 제가 영상을 녹음하는 기준으로 구독자 수는 32명인데요, 이런 제 넋두리를 봐주시는 구독자분들이 서른 두 분이나 된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고 얼떨떨합니다. 진심으로요.
저는 제가 브런치나 유튜브 한다는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거의 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하더라도 대부분 이름을 알려 주지 않아요. 제가 누군가한테 보여주기 위해서 시작한 게 아니니까요. 그러다 보니 이 숫자는 더욱 의미가 있고, 때로는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작은 울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묘한 책임감과 뿌듯함을 얻고는 합니다. 제가 이 글과 영상 기록을 언제 멈출까를 한번 생각해 보았는데, 아마 특별한 일이 없지 않은 이상 평생 지속하지 않을까 싶어요. 벌써부터 초반에 올렸던 영상들을 다시금 살펴보면, 그 당시의 세세한 생각들이 다시 떠오르는 느낌을 받습니다. 때로는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고 남기고 싶어 안달 났었고, 때로는 부끄러울 만큼 소소한 생각이기도 했던 그 시간들을 다시금 선명히 맞이할 수 있다는 건 개인적으로 참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일주일에 두 편의 글과 영상을, 즉 두 가지 주제의 생각을 정리하여 올리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제 글과 영상을 관심 있게 봐주시는 분들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지만, 미래에 지금의 저를 궁금해할 제 자신에게도 하는 약속이에요. 인기가 있던 없던, 저라는 사람의 시간들을 꾸준히 기록한다는 것의 가치를 굳게 믿으면서 때로는 행복하게, 때로는 의무감에 가득 차서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어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제 글과 영상을 봐주시는 모든 분들, 그리고 이 컨텐츠들이 있을 수 있도록 저의 생각을 만들어주는 모든 순간에 함께 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