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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 Jun 19. 2023

당신은 나를 완전하게 만들어요

사람이 만드는 사람

  한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할 때 한 분의 명함에는 '나는 내가 만난 사람들의 총체다'라는 글귀가 있었습니다. 한 영화에서는 '당신은 나를 완전하게 만들어요'라는 문구가 있었고요.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말들입니다. 누구나 그들이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짧거나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영향을 주고받으니까요. 태어나자마자 마주하는 부모를 시작으로 죽음을 마주할 때 곁에 있을 사람들까지, 한 사람의 생애는 인연으로 뒤얽힌 실타래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을 사랑하고 감정을 섬세히 느끼는 사람이어서 일까요? 그동안 마주한 모든 인연들은 어떤 형태로든 스며들어왔습니다.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고통스럽게. 항상 인연을 통해 배우며 성장해 왔고 반면교사 삼거나 뛰어넘는 경우도 꽤나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그들 보다의 우월함을 뜻하지 않아요. 자식이 성공했다고 해서 부모보다 위에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기에 지나간 모든 인연에게 흔들리지 않는 존중과 감사를 보냅니다. 좋든 싫든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삶과 모습은 존재하지 않음이 자명하니까요. 감사하고도 충만하게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커리어와 일상은 분명 그들이 완성해 주었습니다.


  지금 내뱉고 있는 이 이야기는 당신께서 완성해주고 계십니다. 단순히 조회수나 좋아요로 보이는 숫자에 머무르지 않아요. 시공간을 극복한 화면 너머에서 이 이야기를 함께 해주고 때때로 말도 걸어주는 당신은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관심을 원했던 몇 번의 유치한 투정에도 기꺼이 반겨주었던 성숙한 반응들이 긴 여정을 다시 이어갈 수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참 감사한 일이에요. 이제는 그런 표현이 없다 한들 당신이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콘텐츠가 영광스럽게도 당신의 마음에 잔잔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있습니다. 지쳐 포기하려는 마음을 붙잡아 준 당신이 호의에 부족한 감사를 표합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인연들을 통해 만들어져 나갈 겁니다. 합쳐지고 부서지고 즐거워하고 아파하는 게 당연해요. 너무 미워하지 않고 충분히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능력과 운이 허락하는 한 그들에게도 의미 있는 조각으로써 기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이 마음을 잊지 않고 평생 표현하고 행동하며 보답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람은 누구나 사람 속에서 살아가야 하니까요. 이 거대한 우주 속에서 당신과 인연을 맺는다는 건 말문이 막히게 찬란하고도 어려운 확률이 선사한 귀중한 선물이니까요.


※ 이 글은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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