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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 Jul 17. 2023

유학이 욕심난다

박사과정 유학

  참 이상합니다. 논문이 출판되고 나니 박사 과정으로의 유학이 욕심납니다. 연구가 너무 힘들게 느껴졌었고 회사 생활을 하며 자존감이 정말 높은 현재의 상황인데도 말이죠. 역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그런 걸까요? 졸업을 하고 논문을 내기까지 있었던 수많은 고뇌와 아픔이 그때만큼 날 서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정신을 차리고자 지난 글들을 돌아봅니다. 대학원 생활이 지독하게 힘들었음을 날것의 기록들이 생생하게 상기해 줍니다. 그럼에도 왜 갑자기 유학에 욕심이 나는 걸까요? 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유학을 갈망했었습니다. 영어를 그 자체로 좋아했고, 새롭고 도전적인 환경에서 넓은 시야를 갖추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지금도 그때와 비슷한 마음입니다. 연구를 더 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지는 않아요. 단지 최고 수준의 연구를 이끌어가고 있는 학교와 대학원은 어떤 곳일지, 그곳의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가 궁금합니다. 결이 맞지 않는 연구를 좀 더 배워야 한다고 해도, 평생을 연구자로 살지 않아 시간 낭비일 수 있더라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도전적인 환경에서 몇 년간의 시간은 분명히 큰 자산이 될 테니까요.


  결국 성장에 대한 욕심입니다. 넓은 곳으로 나가보고 싶다는 호기심이기도 하고요. 물론 지금과 다른 도전적인 선택이 항상 성장과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을 겁니다. 껍데기만을 추구하는 또 다른 비효율일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가능성이 높은 기회임은 분명합니다. 지금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감사한 일상이지만 동시에 이 평온함을 원동력 삼아 보다 많은 것을 이뤄내고 싶습니다. 딱히 잃을 게 없거든요. 지금의 일상을 언제 어떻게든 다시 일궈낼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으니까요. 그리고 아직 배워야 하고 배우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습니다. 유학에 대한 욕심도 결국 그 생각의 표상이고요.


  지금 당장 무언가를 결심해야 할 시기는 아닙니다. 시간이 충분히 남아있기도 하고 지금 할 일들에 집중하다 보면 새로운 선택지가 생길지도 모르니까요. 어떤 선택지들을 마주하던 기준은 하나입니다. 보다 날카롭게 성장할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갈 거예요. 유학도 그 선택지 중 하나일 뿐입니다. 하나의 큰 가능성이 새롭게 열리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벌써부터 매몰되어 조급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이 생각의 변화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에 집중해야겠어요.


※ 이 글은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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