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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 Aug 28. 2023

회의 중에 화를 냈다

직장인의 감정표현

  최근 회사에서 직설적인 감정 표현들이 꽤 많았습니다. 오늘 있었던 회의에서는 절정에 이르렀죠. 선을 넘는 표현들은 아니었지만 분명 화를 담은 표현들이었습니다. 시기를 놓쳐버린 의사결정으로 인한 업무의 쏠림과 업무의 경중이나 일정을 조절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현재 팀의 상황에 대한 불만이었습니다. 업무량이 과중했기 때문은 아니었어요. 업무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었고, 조직이 아니라 개인으로서만 애쓰는 일처리의 방식이 팀의 발전을 해치고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습니다. 어쨌거나 큰 충돌 없이 회의는 마무리되었습니다. 프로답게 감정을 배제하고 말했냐고 누군가 저에게 묻는다면 그러지 못했다고 대답할 수 밖에는 없었지만요.


  저는 표현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관계는 조직을 선택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준이 이 표현을 얼마나 품어줄 수 있는지입니다. 당연하게도 어린아이처럼 여과 없이 표현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솔직함은 언제든지 무례함이 될 수 있기에 표현의 필터링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요. 다만 필터링을 하더라도 느낀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모두 담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동시에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또한 온 힘을 다해 마주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해요.


  그런 제가 지금의 팀에 합류한 것은 정말 큰 행운입니다. 팀의 규모가 작기도 하고 직급과 직책에 상관없이 서로의 의견 표현이 굉장히 활발하거든요. 조금씩 경험해 본 이전의 여러 조직들에 비하면 구성원들 간의 감정표현도 꽤나 풍부한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때때로 과한듯한 표현들도 팀원분들이 여유롭게 받아 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회의도 마찬가지였고요. 어쩌면 아직 경험이 부족한 주니어기 때문에 어리광으로써 받아 주시는 것이 아닐까, 늘 감사하고도 죄송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더 이상 학교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일로써 만난 사람들의 대부분은 어느 정도의 거리가 필수적이에요. 현재의 제 표현에는 분명 과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정말 좋은 분들과 함께 하는 것이니 긴장을 풀어도 괜찮고, 선을 넘지 않는다면 감정표현을 하는 것이 오히려 업무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표현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그 책임을 저만 진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때때로 다른 팀원 분들이 지셔야 하는 불필요한 짐이 될 수도 있어요. 아직 겪어야 할 시행착오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좋은 팀원 분들을 만났다는 행운에 취해 일과 관계를 망치지는 말아야겠습니다. 소중하고 감사한 환경일수록 언행을 더욱 조심해야 하니까요.


※ 이 글은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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