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를 잘 선택하는 확실한 방법

2020.08.15

by 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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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후배인 친구들이 고맙게도 저를 불러 줘서 간단한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저는 맥주 한 캔도 간신히 마시는 데다가 보통 그 시간대면 잠을 자고 있을 때라서, 마지막까지 버티는 게 꽤나 쉽지는 않았습니다 ㅋㅋ


친구들 중에는 군대를 막 전역한 친구도 있었고, 대학원 진학을 앞두거나 휴학을 계획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다음 스텝은 모두 달랐지만, 결국에는 각자의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중이었죠. 진로 고민을 많이 했던 사람으로서, 그리고 지금의 진로인 대학원 생활을 꽤나 만족스럽게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친구들에게 제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조금은 주제넘게 많이 떠들고 왔습니다. 역시 이런 이야기에는 약간의 알코올이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오랜만에 말 많은 선배의 모습을 마음껏 표출하고 왔습니다.


진로를 선택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너무나도 당연한 소리겠지만, 자신이 그 진로에 확신을 갖는 것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확신이 없어 진로선택을 망설이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 확신을 갖기 위해 여러 가지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경험이 없다면 선택지에 대한 비교군이 없기 때문에 확신을 갖기가 거의 불가능하죠.


물론 몇몇 사람들은 일찍이 하나의 진로를 정해두고 달려갑니다. 제 주변에는 그런 친구들이 많은 편인데요. 이르면 초등학교 때부터, 자신이 목표한 바를 위해 다른 경험들에 투자하기보다는 한 두 가지의 경험만을 착실하게 쌓아나갑니다. 실제로 지금 시기가 그 노력이 빛을 발하는 시기기도 하고요. 그런 친구들을 보면 '나는 그동안 뭐한 걸까?', '나도 저런 길을 찾아서 일찍부터 시작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왜 나에겐 저런 길이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을 하기도 하죠.


하지만 그들은 비교적 적은 경험치로 확신을 가진 것뿐입니다. 필요로 하는 경험의 양이 적은 거죠. 어쩌면 애써 불안함을 잠재우고 확신을 가진 척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개인적으로 그건 그렇게 좋은 방법은 아닌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내 확신이 강해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고, 만약 그때마다 다른 경험을 해보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면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도 부정해 버리는 힘든 순간이 올 것만 같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많은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많다의 기준은 개인에 따라 다를 것이기에 정량화할 수는 없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극단적으로 제가 지금 하고 있는 대학원이라는 진로마저도 그 경험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평생 경험을 하며 내 진로의 최종 목표를 계속해서 바꾸어 나가는 거죠. 그러면 시각이 조금 달라집니다. 내가 어떤 진로를 선택했을 때 느끼고 배우는 것이 생각하던 것과 많이 달라도 괜찮아요. 저에겐 그다음 진로를 선택하는 순간이 주어질 것이고, 지금의 경험을 그때에 활용하면 될 테니까요. 그렇게 열어둔 채로 경험과 결정을 반복하다 보면 점차 제가 확신을 가지는 진로로 다가갈 것이라고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방법은 많이 돌아가고 피곤하기까지 합니다. 더불어 사회적인 전망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순간의 선택들을 좇는 거다 보니, 뒤돌아봤을 때 더 빠르게 오지 못한 것을 후회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사회적 전망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현대사회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잘해도 비교적 쉽게 경제적 자원으로 환산할 수 있으며, 빠르게 가는 거 보다는 나를 위한 방향으로 올바르게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요. 평생에 한 번뿐인 삶. 좋은 진로를 선택했다는 기준이 나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방향이 된 후에, 경제적 사회적인 조건들 또한 만족하기를 원하는 욕심 많은 저라서, 스스로에게 많은 선택지와 판단의 근거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덕분에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네요. 이토록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그 친구들의 미래가 진심으로 기대되었습니다. 동시에 저 또한 제 자신과 누군가가 기대할 수 있는 미래에 다가가기 위해 지금의 대학원 과정을 소중한 경험으로 남길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몸은 다소 피곤했지만 정말 낭만적이었던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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