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찾아오는 일상의 지루함에 대하여

2020.09.18

by 지노

※오늘의 글은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올리던 초창기에, 영상을 올리는 이유가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함이라는 뉘앙스의 내용을 담았던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지루한 일상이라도 그 속에는 색다른 일이 분명 하나쯤은 존재한다는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당시에는 그만큼 일상이 소중하다는 내용을 담고 싶었던 것이지만, 지금 와서 보니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일상의 지루함은 저에게 있어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존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지루함을 잘 못 참는 성격입니다. 심리 상담을 받을 때 자극추구형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게 낯설지 않을 정도로, 저는 다양한 경험과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지만, 부작용으로 그러한 경험을 할 수 없는 하기 어려운 단조로운 일상이 반복되면 꽤나 큰 우울감에 빠지고는 합니다. 아이러니한 건 창업과 같이 엄청나게 큰 도전은 또 쫄려서 잘 못 한다는 겁니다 ㅋㅋ 그 정도로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기도 한 거죠. 그래서 최근에는 '커리어 같이 큼직한 결정들도 좋지만, 유튜브나 다른 취미처럼 작게 도전해 볼 수 있는 일들이 일상에 많이 있다면 충분히 지루함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러한 노력들을 해도 어느 시점에는 그 도전들도 익숙해지고 지루해지는 타이밍이 오더라고요. 아마 창업과 같은 큰 도전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유튜브와 브런치도 눈에 띄는 큰 변화나 도전거리가 없다 보니 어느새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만큼 익숙해졌다는 것이기에 반갑고 스스로를 칭찬할만한 일이겠지만, 동시에 새로움을 잃었다는 것이기에 아쉬움도 있습니다. 이번 주가 유독 그랬던 거 같아요. 업으로써 해야 하는 연구는 두말할 나위 없고, 주말에 쉬면서 즐길 수 있는 취미들도 단조로운 느낌이 들어 다시금 피하고 싶었던 지루함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새로운 도전 없이 이 지루함을 극복하는 방법은 강제로 몸을 움직이는 것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마음에서 진심으로 하고 싶은 새로운 도전이 아니더라도, 단조롭게 느껴지는 그 일상의 루틴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면 분명 지루함이 조금은 극복되는 거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삶에서 가장 위험한 건 지루함인 거 같아요. 이렇게 움직여서 극복하지 않으면 우울이라는 잔인하고도 무서운 친구에게 잠식되기 딱 좋으니까요.


수없이 많이 반복된 이 지루함이 크게 낯설지는 않지만, 여전히 반갑지 않은 불청객으로만 느껴집니다. 그래도 지금의 저는 예전에 비해 지루함을 꽤나 잘 맞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도 감정도 취미도 결국에는 무뎌지는 것일 테니 언제나 새로운 것만을 찾을 수는 없다는 작은 깨달음과, 지루함이라는 것은 그것들이 제 삶에 충분히 녹아들어 자연스러워졌다는 좋은 신호라는 생각으로 정리된 것을 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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